[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네덜란드 출신의 비운의 천재 화가'. 인상파 화가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를 이 정도로 요약하긴 어렵다. 고흐가 화가를 시작한 지난 1881년부터 1890년 죽음 직전까지 10년의 발자취를 모은 전시회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展)'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展)'의 첫번째 존과 두번째 존을 이어주는 <사이프러스> 작품들.(사진=아담스페이스)
전시회는 고흐의 작품이 나온 시기에 따라 5개 존으로 구성됐다. 각 존은 ▲진로 모색기(1881~1883) ▲농민화가 : 예술가로의 첫걸음(1883~1885) ▲어두운 화풍에서 밝은 화풍으로(1886~1888) ▲프랑스 남부 그리고 요양원(1888~1889) ▲빈센트의 마지막 시기(1890) 등이다. 고흐가 해당 시기에 구현했던 미술 양식과 그의 심경 변화 등 이야기가 더해졌다.
시기별 대표작을 보면 '진로모색기'의 경우 그의 세번째 사랑 '시엔 후르닉'을 모델로 한 <슬픔>이 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성직자와 화가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던 고흐는 그의 동생 테오 제안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시절 고흐의 스케치와 습작은 불안정하지만, 잠재된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누드화 <슬픔>은 매춘부 후르닉을 종이에 검은 분필로 그린 작품이다. 후르닉은 지난 1882년 고흐를 만나 20개월 동안 그의 모델이 됐다.
두번째 존에서는 방직공과 농부, 삽질 하는 사람, 씨 뿌리는 사람들을 어두운 색과 뚜렷한 음영, 거친 붓 터치로 그려 낸 고흐의 초기 인물화을 볼 수 있다. 고흐의 첫 번째 대작 <감자먹는 사람들>도 이 시기 탄생했다. 당시 어두운 화풍은 인기가 없었지만, 고흐는 밀레와 프란스 할스 등 농민 화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를 통해 그의 심경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첫번째 존에서 두번째 존으로 이어지는 한쪽 벽면 전체는 고흐의 작품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을 미디어 아트로 제작한 영상물로 채웠다. 이 영상은 <사이프러스….>의 원본을 4배 연장하고 나무와 수풀, 길 등을 붙여 동틀 무렵부터 밤까지 변화하는 풍경을 재현했다.
세번째 존에서는 고흐가 프랑스 파리에서 지내며 그린 꽃과 풍경 등을 통해 인상주의와 일본 목판화의 영향을 받아 밝게 변화한 색감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고흐의 자화상을 잔뜩 볼 수 있다. 고흐는 지난 1887년 인물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으나, 비싼 모델료를 내지 못해 자화상을 쏟아내면서 그 해에만 22점을 그렸다.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展)'의 네번째 존에 <별이 빛나는 밤>이 전시돼 있다. (사진=아담스페이스)
이어지는 네번째 존에서는 대중적으로 익숙한 <밤의 카페테라스>, <별이 빛나는 밤> 등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고흐가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아를에 머물며 자연의 빛과 형태를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시킨 시기에서 나온 작품들이다. 고갱과의 불화를 겪은 고흐는 자신의 화풍에서 강렬하고 불 타는 듯한 붓 터치와 율동적인 선, 원, 물결 모양을 사용했다.
전시회에서는 고흐가 머문 노란 집 미니어처 위에 '3차원(3D)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채색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관람객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밀이 흔들리는 미디어 아트 작품을 통해 고흐가 그린 밀밭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섯번째 존에서는 그가 죽기 전 70여일간 거의 하루에 한 작품씩 그렸을 80여 점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고흐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과 테오의 아들을 위해 그린 <꽃 피는 아몬드나무> 등 마지막 작품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회는 내년 2월8일까지 열린다. 티켓은 옥션, 티켓링크,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성인 1만5000원, 아동은 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