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최근 불거진 자신의 폭언과 성추행 논란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며 모든 것이 감사에서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향의 취약한 경영시스템을 지적하는 한편, 자신과 정명훈 예술감독 간 갈등이 이번 폭로전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겠냐는 뜻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서울시향 5층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일 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의 폭로와 관련해 "말만 하면 사실이 되는 건 아니지 않냐"면서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잘못이 있었다면 나한테, 또 서울시에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소명기회도 주고, 진위 여부에 대해 확인 조사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사진=김동훈 기자)
◇폭언.성희롱 의혹 해명
녹취된 폭언과 욕설과 관련해 박 대표는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직원들의 모습에 좀 거칠게 했을 수 있다"면서 "그 날은 제가 굉장히 힘들었고 시향을 맡으면서 가장 회의적이 된 날, 평소의 정신은 아니었던 날이었다. 매일매일 그러고 사는 사람으로 이해하진 말아 달라. 살면서 그런 날이 어쩌다 있지 않나라고 변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직원을 향한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서는 "너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직원에게 지적한 일은 있다"면서 "그런데 몇 개 단어들만 나열하면 이상하게 들리게 된다. 내가 굉장히 이상한 말을 한 사람이 돼 있다. 앞뒤 정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직원 성추행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이제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람이 나와서 얘기해야 한다"면서 "감사원 감사를 기다려 달라. 그 때 3자 대면을 당연히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인사전횡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부정했다. 박 대표는 "지인의 제자인 건 맞는데 그 사실을 면접하면서 알게 됐다"며 "결국 공개채용에서는 떨어졌지만 똘똘해보여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썼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은 다른 쪽에서 오히려 많이 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명훈 예술감독, 시향을 사조직처럼 활용"
특히 박 대표는 “나태하고 공사구분이 없던 문화 속에서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니 갈등이 있었다”며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마찰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아울러 정명훈 예술감독의 측근인 서울시향 공연기획 자문역 마이클 파인에 대한 시향 단원 일부의 폭로 자료를 공개하는 등 정명훈 예술감독의 막후 권력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정 예술감독에 대해 “지난 9년 간 서울시향에 기여하신 부분이 있지만 개인재단인 미라클오브뮤직 펀딩에도 많이 기여한 사람”이라며 “지난 2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직원들도 힘들었겠지만 나도 사조직 같은 문화에서 일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정 감독의 집수리 당시 시향에 호텔비 부담을 요청한 일, 규정을 무시하고 공연기획 자문역인 마이클 파인을 단원 평가에 참여하게 한 일, BBC 프롬스 음악축제 후 뒤풀이 행사를 사적 인맥 구축을 위한 행사로 이끈 일, 개인재단인 미라클오브뮤직 펀딩을 위한 개인 피아노 리사이틀 때문에 시향 일정을 바꾼 일, 통영음악당 개관공연 날짜 변경 등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향을 위한 돈이 서울시향을 위해 쓰여야 하며 정명훈을 위해서 쓰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시의회 회기일까지 마치고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12월 1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그 이후 2~3주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12월 중에 있을 정 감독 재계약과 자신을 향한 폭로전이 "다른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감사원에서는 지난 2일 의혹이 불거진 직후 서울시향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감사원은 서울시향에 정년 도입을 요구했으나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은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해외 체류 중이며 오는 10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