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앵커 : 이 기자, 구단이 원정경기 숙소에 있는 CCTV를 통해 선수들을 감시해온 사실이 드러났죠? 선수의 사생활을 사찰했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 구단 경영진의 선수 사찰은 시즌 시작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어제죠, 6일 저녁 사직서를 내고 야구단을 떠난 최하진 전 사장이 팀의 원정경기 때 선수단이 쓸 숙소를 계약할 단계부터였습니다. 최 전 사장은 숙소를 계약하면서 CCTV에 녹화된 영상을 구단에 넘겨주는 것을 숙소계약 최중요 조건으로 취급했고, 이에 따라 롯데가 쓰던 다수 호텔은 구단 측의 영상 제공 요청에 따라 CCTV 영상을 롯데 구단 경영진에게 선수들의 사전동의를 받지 않고 지급했습니다.
선수단은 사실을 5월25일 뒤늦게 알아냈고, 최 사장을 만나 CCTV 사찰을 한 이문한 운영부장과 권두조 수석코치과 야구를 함께 할 수 없단 의사를 전했죠. 당시까지 선수들은 사찰을 주도한 사람을 이 부장과 권 코치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주도한 사람은 선수들이 찾아간 최 사장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엄청난 반전으로 보는 내용입니다.
당시에는 권 수석코치 사퇴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시즌 종료 후 구단 차기 감독 선임에 대한 갈등이 수면 위에 오르며 다시 드러났습니다. 한 보도를 통해 사찰을 행한 사람이 최 대표임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수단이 아는 이상 조직적인 사찰이 이뤄졌고, 5월25일 이후로도 멈추지 않고 사찰이 끊임없이 진행됐습니다. 선수단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정의당 원내대표인 심상정 의원이 등장합니다. 국회 정론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연데 이어 보도자료를 내서 매우 상세하게 롯데 구단의 사찰 사실에 대해 밝힙니다. 롯데 구단이 궁지에 몰려든 것은 물론 사안이 스포츠 문제를 너머 인권가치로 확대되는 순간입니다. 버티기 어려워진 배재후 단장과 최 사장은 차례로 사직서를 내면서 구단을 떠나게 됩니다.
앵커 : 경영진이 물러났지만 심상정 의원은 오늘 사법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죠?
기자 : 예. 그렇습니다. 심 의원은 오늘 오전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범죄며 인권 유린행위이고 별도 고발이 없어도 바로 사법당국에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심 의원은 롯데그룹 차원의 입장 발표도 요구하며 공세를 높였습니다. 최 사장과 배 단장의 사퇴로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란 입장도 덧붙였고요.
사법당국은 아직 명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단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 롯데 구단 측에 근로계약서와 호텔계약 서류 등을 요구했고 방문조사로서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만약 인권위를 통해 인권침해 사항이 드러나면 '정책 권고' 등의 조치가 내려집니다.
앵커 : 문제는 과연 사법처리가 이루어질 것이냐는 건데, 사법처리 가능성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 현재까지 드러난 사안만 본다면 현행법에 따른 처벌은 피하기 쉽지 않아보입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이사인 고윤기 변호사에게 관련 자문을 구해보니 처벌 대상은 구단 경영진은 물론 호텔도 처벌대상에 포함됩니다. 흔히 CCTV라고 부르는 기기를 법에서는 '영상정보처리기'라고 합니다. 영상정보처리기의 설치와 운영을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의 25조를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후까지 드러난 정도만 본다면 과태료에 그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드러난 것만 해당되고 향후 사안의 추가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아직 예단은 다소 이르지만 명예훼손과 모욕, 협박까지도 거론되고 있긴 합니다.
참고로 이 사안은 피해를 당한 선수의 '고소'는 물론 제3자가 하는 '고발'도 가능합니다. 선수들이 고소하지 않더라도 최근 롯데 야구단 경영진에 불많이 많은 팬의 고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 이와 별개로, 롯데 구단은 서둘러 내부를 추슬러야 하는 과제가 남았는데요. 구단이 서둘러 풀어야 할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 롯데자이언츠는 '내년 없어질 팀'이 아닙니다. 따라서 내년에도 한국 프로야구의 구성원으로 많은 팬들에게 경기로 함께하려 한다면 내부 구성원 간의 화합이 절실하게 필요하겠지요. 불신하는 사람끼리 믿고 경기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 롯데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나쁜 평가를 들었던 팀이 전력 보강을 위해서 신발끈을 조여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라면 내년 최하위팀은 롯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곤 합니다. 뒤숭숭한 팀이 나아진 성적을 내긴 어렵지요. 선수단와 경영진의 화해 조치는 물론 선수단과 신임 감독의 화합, 그간 파벌이 있던 프런트 내부 화합과 구단 상황에 따라 생겨난 선수간의 불신도 해결해야 합니다. 오늘 오후 롯데그룹은 롯데 자이언츠의 신임 사장, 단장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의 발족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은 롯데 자이언츠가 어떤 형태로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주목됩니다.
앵커 : 이준혁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