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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신청 불허 이의심사 중 불법취업으로 강제퇴거..위법"
"생계유지 배려 없이 취업 불허는 인간 존엄성 무시한 것"
입력 : 2014-10-29 오후 12:31:2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난민신청 불허결정을 받은 난민신청자가 이의를 제기해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생계지원 없이 불법 취업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퇴거 명령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부(재판장 곽종훈 부장)는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 목사 R씨(26)가 "난민불인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심사 기간 중 생계지원 없이 불법 취업했다는 이유로 강제퇴거 처분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에 대하여 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난민신청자는 난민인정결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난민협약 상 난민이며, 난민불인정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이에 대한 소송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그 신청이 명백히 남용적이지 않은 한 국가에서의 체류가 허용되어야 하므로 일정한 보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소송 종료 전에 강제퇴거를 명하는 것이, 난민신청자가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 강제퇴거의 집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장래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강제퇴거명령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침해되는 난민신청자의 불이익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출입국관리사무소로서는 보다 경한 다른 조치를 할 수 있음에도 난민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가고 있는 난민신청자에게 강력한 제재조치로서 난민인정 거부가 확정된 결과에 유사한 강제퇴거명령을 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R씨는 2011년 6월 단기방문(C-3)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뒤 미얀마 내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서울출입국관리소에 난민인정을 신청해 난민신청자에게 부여되는 기타(G-1) 자격을 부여받고 체류했다.
 
그러나 난민심사가 1년2개월 동안 진척되지 않자 생계가 막막해진 R씨는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한 기업에서 매일 6만원을 받고 단순 노무에 종사하다가 적발돼 범칙금 100만원 통고처분을 받았다.
 
R씨는 범칙금 통고처분과 함께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 취업할동을 당분간 계속했지만 2012년 11월 "미얀마의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정치적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난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민불인정 처분을 받고 곧바로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냈다.
 
이후 R씨는 서울출입국관리소에 체류기간 연장 및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 연장을 신청했으나 체류기간만 3개월 정도 연장 받고 체류자격 외 활동은 허가받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노무자로 일하다가 적발돼 출입국관리법 위반 행위 등으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처분을 받고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난민 불인정 결정 후 허가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허가기간 외에 취업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퇴거명령을 내린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조치로 위법하다"며 R씨의 손을 들어줬다.
 
R씨를 대리해 이번 소송을 진행한 대한변호사협회 난민법률지원 변호사단(단장 정인진)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한 판결로 난민신청자에 대한 절차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난민신청자의 현실을 고려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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