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가 대규모 선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연비 효율이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거 확보해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조선박을 한 척도 발주하지 못한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선사의 경우 경쟁사의 이같은 움직임이 반가울 리 없지만 올 들어 연간 수주목표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등 수주난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내년부터 향후 5년간 150억달러 규모의 신조선 발주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10년에 있었던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Triple E 30척 투자계획 이후 4년 만의 대규모 신조선 투자 발표다.
이번에는 2010년 당시 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150억달러는 단순 계산해도 1만TEU급 컨테이너선 150척에 달하는 양이다.
머스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중형 탱커선을 주로 발주할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주요 노선의 선박을 대형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5년간 머스크의 선박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구주와 미주 노선 등 주요 노선을 담당하는 선박을 모두 1만8000TEU급으로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머스크는 선박 대형화를 통해 해운 침체기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머스크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한 10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의 경우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하락한 가운데서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 머스크 그룹은 머스크라인의 상반기 실적 호조에 따라 올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0억달러에서 45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장기간 침체로 자산을 매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내 해운업계와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진해운은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현대상선은 적자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해운업계에서는 갈수록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와 국내 선사 간 차이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에는 머스크의 대규모 선박 투자 계획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가 발주를 계획하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중형 탱커는 모두 국내 조선소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선종이다.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국내 조선 빅3가 사실상 세계 시장을 주무르고 있고, 중형 탱커도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소의 수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발주를 계획하고 있는 선종은 국내 조선소가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선종이고 부가가치도 높은 편”이라며 “본격적인 발주가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국내 조선 빅3를 포함해 중형 조선소들도 수혜를 누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머스크가 발주한 선박이 제작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