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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미닛)기대 못미친 제습기 시장, 향후 전망 놓고 의견 분분
입력 : 2014-08-19 오후 7:22:47
제습기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당장 재고 처리에만도 벅찬 실정입니다. 동시에 향후 시장 전망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제습기 업계는 당초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 확보에 집중했지만 과열화된 경쟁과 마른 장마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되레 재고 부담만 커졌습니다.
 
제습기 시장은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130만대 규모에서 올해 두배 가량인 25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장 기간 장마 덕분에 일년새 네 배 넘게 급성장한 겁니다.
 
지난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위닉스의 실적만 봐도 제습기 시장의 성장세를 알 수 있습니다. 위닉스는 지난 2012년에 41억원의 영업이익과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시장 성장에 힘입어 네 배가 넘는 205억원의 영업이익과 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제습기를 자체 생산하던 위닉스의 강점이 빛을 발한겁니다.
 
제습기 시장이 급팽창하자, 대기업부터 중소가전 업체까지 너나할 것 없이 제습기 판매에 나서면서 올해 유래없는 마케팅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3월부터 제습기 신제품 출시와 예약판매가 시작됐는가하면 저마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갖가지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아열대로 변하고 있는 한반도의 기후가 제습기 판매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제습기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이를 살짝 밑도는 100만대~130만대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최장기간 장마로 다습했던 것과 달리 올해 6월과 7월에는 제대로된 장마가 오지 않았고, '마른' 장마에 그쳐 제습기가 잘 팔리는 덥고 습한 날씨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위마저 8월 중순부터 꺾이면서 제습기 시즌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날씨가 제습기 판매의 발목을 붙잡으면서 업계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습니다. 업체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리 생산해놓은 100만대 대규모 재고 물량이 덤으로 남게 됐습니다. 지난해 없어서 못팔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입니다.
 
제습기 판매부진은 제습기판매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위닉스의 지난 1분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34억원, 당기순이익은 99억원으로 플러스 성장을 일궜지만 속사정은 다릅니다.
 
위닉스는 시장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업계에서 선봉장으로 나서 대기업과 직접적인 마케팅 전쟁을 벌였습니다.  
또 업계 최초로 5년 무상 A/S를 내걸 정도로 올해 시장에 사활을 걸었기에 이같은 실적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시장 자체가 부진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갖가지 행사를 동원해 재고를 처리하기에 나섰습니다
 
디지털프라자와 베스트샵을 통해 다른 가전과 끼워팔기 등의 방식으로 재고소진에 나섰습니다. 이에 질세라 중소업체들 역시 자체적으로 가격 할인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업체가 할인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할인 행사 없이 가을과 겨울에도 계속해서 판매에 나서겠다는 업체도 있습니다. 5~6월에 미리 제습기를 구매한 소비자는 지금의 할인판매에 배신감을 느낄 거라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지난달 한국소비자연맹의 제습기 관련 불만 조사에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당장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처리에 나섰지만 내년도 걱정입니다.
 
무분별하게 할인 행사가 벌어지면서 제습기 가격 자체가 많이 다운된 상태인데, 이렇게 되면 제값을 받지 못해 업체들의 수익성을 해치게 됩니다.
 
이는 곧 신규 개발 비용 감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업체들이 내년에도 재고를 소진하느라 신제품 출시 자체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제습기는 할인받거나, 덤(공짜)으로 받는 제품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이 고착화될 경우 시장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낙관론도 있습니다. 올해 간신히 지난해 수준은 유지했으니 내년에는 이보다 나으리라는 전망입니다. 가전 제품의 싸이클이 2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업계의 속설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던 업체들이 올해 부진으로 발을 빼면서 시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내년부터 '진짜들끼리의 싸움'이 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문제는 낙관론의 근거가 비관론보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위닉스를 비롯한 중소 중견기업이 이 시장을 열어젖혔지만 그 과실이 대기업에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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