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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2014년 상반기 금융권 잔혹史
입력 : 2014-07-11 오후 8:19:09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앵커 : 2014년 상반기는 다사다난 했지만 특히 금융권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연초 정보유출사고,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사건, KB금융 사태 등 유례없이 분주했던 상반기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경제부 김민성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 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새해가 밝은지 일주일만에 1억400만건의 정보유출 사고가 터졌습니다.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처음은 아니지만 1억건이 넘는다는 점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금융권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오랫동안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사고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카드사에서 시작됐기 보다는 코리아크레딧뷰로라고 불리는 KCB에 파견나간 박모씨의 손끝에서 였습니다. 용역으로 파견된 박씨가 2012년 10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 카드회원의 개인신용정보를 빼돌려 대출중개업자에게 팔아 넘긴 것입니다.
 
수사과정에서 KCB가 신용정보를 다루는 중요한 내부 업무를 외부업체에 하청을 맡겨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박씨는 “윈도우를 설치하는 등 포맷으로 유출했고 윈도우 설치야 누구나 지식이 있다면 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있고 불손한 생각을 했다면 가능하다”해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2월17일을 기점으로 3개월간 신규회원 모집이 금지됐습니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삼성과 LG카드가 2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것에 비해 더욱 엄중한 처벌이었습니다. 현재 영업정지가 풀리고 KB국민, NH농협, 롯데카드는 활발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끝난것은 아닙니다. 이달 말쯤 80여명의 임직원에 대한 징계가 남아 있습니다.
 
또 앞으로 정보유출시 징계수위는 한층 높아집니다. 금융사는 정보 유출 1건만 있어도 징계를 받습니다. 금융사 직원이 개인신용정보를 원래 목적 외에 이용한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카드사들도 더욱 긴장해야겠습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KT ENS 협력업체 관련 대형 대출사기사건이 있었군요.
 
기자 : 네. 정보유출사건이 터전지 1달정도 후 뉴스토마토가 단독보도한 KT ENS 협력업체와 공모된 대출사기사건이 일어납니다. 취재 당시 3000억원정도로 액수가 나왔지만 수사과정에서 밝혀진바로는 1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대형사고가 터지면 원인이야 한둘이 아니겠지만 이 사건은 총체적인 부실이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은행의 부실한 여신관리와 KT ENS의 허술한 인감관리에 더해 공모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빚어낸 참극이었습니다.
 
범행과정에서 사용된 인감은 모두 실제 인감이 아니었고 이것이 2008년 부터 6년간 범행이 계속된 것이라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자체적인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의 효과를 본것이라며 자랑했지만 경찰 조사과정에서 금감원의 팀장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간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사기대출금액이 크다보니 KT ENS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투자자들은 1000억원 가량 피해가 예상되며 은행측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핵심 피의자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입니다.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 독자신용등급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만합니다. 신용평가시 모기업이나 정부로부터 '후광'을 받는 기업에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을 주는 게 관행이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진겁니다.
 
앵커 : 나름 긍정적인 결과도 있다니 다행이네요. 또다른 사건은 현재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KB금융의 내홍과 사고인일텐데요. 이것도 한번 정리해 주세죠.
 
기자 : 네. 사실 KB금융은 지난해 9월부터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은 곳입니다. 간단히 정리해 드리면 지난해 9월 도쿄지점 4000억원 부당대출, 11월 국민주택기금 110억원 횡령
1월 KB구민카드 정보유출사고 2월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건 연루 4월 부동산 허위입금증 발급. 5월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지주와 은행간의 갈등.
 
한번에 말하기도 힘들 정도의 사건이 약 1년간에 줄기차게 이어져 온겁니다.
 
정점에 달한건 최근 국민은행이 기존에 사용하던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간의 갈등이 불거져 나온겁니다.
줄서기 인사 낙하산 인사 등으로 말이 많던 KB금융에서 결국 CEO간의 알력다툼으로 더이상 조직의 의사결정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더이상 KB금융회장과 행장에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오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일단 일단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권의 내부 통제 부실과 관련해 향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경우 내부 승진자나 금융업권 전문 경영인이 전담할 수 있도록 낙하산을 막기로 했습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들은 전임자들의 업무성과와 경영전략, 노하우를 발전적으로 이어갈 수 없는데다, 정부 정책추진 등에만 주로 신경쓰기 때문에 내부통제가 허술해져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한다"며 "근본적으로 낙하산이 아닌 새로운 경영진으로 대폭 교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 역시나 인사가 가장 중요하군요. 상반기를 잔혹했지만 하반기는 좀더 나아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간단히 전망과 대안책을 짚어주시죠.
 
기자 : 사실상 '치욕'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금융권의 상반기 결산서는 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징계로 마침표를 찍게될 전망입니다. 물론 징계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사 내부의 강력한 내부통제와 주인의식이 필요합니다.
사고가 일어날 경우 직원들만 문책하기 보다는 이사회나 CEO가 책임을 지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또 항상 사건이 일어나면 시스템을 개조하려고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선진 금융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사고는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을 바꾸더라도 누군가 한번 해 먹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사실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적재적소의 인재를 투입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금융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윤리의식은 기본이 돼야 하고 선진시스템에 걸맞은 전문성이 있어야 금융사들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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