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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실버 이코노미'가 뜬다.."소비 여력이 관건"
"연금 제도 개선·의료비 경감, 실버 이코노미 성공 시발점"
입력 : 2014-07-10 오후 5:28:39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고령화 시대는 고령자가 소비의 중심이 되고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 되는 '실버 이코노미'로 전환하는 기회다. 급증하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면 저성장 시대에서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고령자의 소비 여력을 끌어 올리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버 이코노미? "연금 제도 개선, 의료비 부담 경감부터"
 
우리나라는 오는 205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령자 비율이 높은 국가가 된다. 실버 이코노미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22조1906억원에서 오는 2018년 83조7646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실버 이코노미를 구축하려면 공·사적연금제도 개선, 의료비 부담 경감 등을 통해 고령자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령자의 소비 여력 증가는 실버 이코노미 성공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비 부담은 고령층에게 큰 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1인당 의료비는 1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65세 이후에 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의료비 증가 속도는 회원국 중 가장 빠르지만 개인이 부담하는 비중이 35.9%에 달해 평균치 19%보다 훨씬 높다.
 
공적연금 수준도 열악하다. 지난해 1인당 국민연금 평균 지급액은 36만9000원에 불과해 은퇴한 부부의 최저 생활비 133만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사적연금의 경우 대부분 고소득층이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60세 이상의 개인연금 상품 해지율이 48%에 달한다는 설문 조사도 있다.
 
이는 고령화를 위협 요인으로만 바라보면서 수요 측면의 기회 요인을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령화에 따라 연금 재정이 불안해진다는 이유로 정부가 연금 혜택 수준을 줄이고 기업이 고령 인력 채용을 꺼리면 결국 고령 소비자의 소비 여력이 떨어져 다가오는 실버 이코노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외국은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으나, 한국 노인은 소득이 불균형하고 연금도 부족해 소비력이 작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도 투자를 별로 안 하고 모험도 안 해 실버 상품이 존재하지 않아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문제도 있다"며 "실버 이코노미 관련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현실을 진단한 뒤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실버 이코노미에 대한 대응은 국내 고령화 대비뿐만 아니라 일본 실버 시장만 10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을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고령층이 되는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등의 소비 여력을 높이기 위해 연금 확대, 의료비 감소 등 정책 보완이 필요하고 고령자에 특화된 상품 시장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 관련 인력 육성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독일, 실버 이코노미 실현에 '적극'..고령층 구매력 높아
 
고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은 고령화를 기회로 판단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발표한 '실버 경제의 기회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독일 정부는 매년 3억~4억 유로(약 4200억~5600억원)를 고령 관련 R&D에 지원하는 등 실버 이코노미 실현에 적극적이다.
 
독일은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지난 2008년부터 진입했다. 이런 환경에서 고령 관련 서비스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1년 6.0%에서 지난 2011년 8.1%로 늘었고, 관련 일자리는 같은 기간 165만명이나 증가했다. 이들의 임금 수준은 청장년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질적인 수준도 높다. 고령화를 경제의 기회 요인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독일이 실버 이코노미를 구현하면 지난 2010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평균 0.2%포인트(p) 더 높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독일 사례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탈리아와 일본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과도 비교된다.
 
특히 독일에서 실버 이코노미의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연금 수급 등으로 소비 여력이 충분한 고령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독일 연방은행에 따르면 독일 65세 이상 인구의 평균 금융 자산은 지난해 2월 기준 5만650 유로(약 6900만원)로 16~45세 2만2620 유로(3100만원)보다 2배 이상 많고, 45~65세의 6만4345 유로(8800만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들의 소득 수준도 월 2328 유로(320만원)로 18~45세 2568 유로(350만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독일의 65세 이상 고령층은 순소득의 80% 이상을 소비해 청·장년층보다 소비 성향이 높다. 이에 따라 독일 개인 소비는 2007년 1조2000억달러에서 2030년 1조6000억달러로 확대되는데 55세 이상 고령자의 소비가 전체 소비 성장의 86%를 기여할 것으로 보스턴컨설팅은 분석한 바 있다.
 
조 선임연구원은 "독일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50플러스(+) 고용 정책'을 통해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임금 수준을 낮추고 기업에는 고용 보조금도 지급하면서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를 통해서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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