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서른은 이립(而立)이라고 한다. 스스로 경제·사회적인 기반을 닦은 시기란 뜻이다. 하지만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비어가는 내 가슴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라는 유명한 노랫말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일본 다마대의 히사쓰네 게이이치 교수가 펴낸 '서른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사람이 사는 시간을 '공·사·개(公·私·個)'로 나눠 개인의 시간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계획하고 실행에 즉각 옮겨야 한다고 주문한다.

물론 30대는 일에 해당하는 '공'과 가정과 같은 '사'를 처리하기에도 벅찬 시기다. 하지만 온전한 개인으로서 시간과 삶의 방식을 활용하는 '개'에 소홀하면 안 된다. 이럴 경우 정신을 차려보니 나이만 먹었다는 한탄만 하게 된다는 게 일본항공(JAL)에서 오래 일했던 저자의 경험이자 경고다.
따라서 개인적인 시간을 어떻게든 확보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라고 책은 조언한다. 좋아하는 일은 취미가 아니어도 좋다. 저자는 런던 공항에서 일하던 서른 살 무렵 '런던 공항 노무 사정'이란 보고서를 써 유명 잡지에 게재된 경험을 바탕으로 승무원의 노동 문제를 깊이 연구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책도 쓰게 됐다. 현재의 저자를 있게 한 "내 발밑을 파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시발점이다.
개인적인 시간은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퇴근 이후 술자리를 일찍 파하거나 주말을 할애해 마련하라는 식이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말고 시간의 주권을 확립하라는 얘기다. 직장 상사가 "내일 오후 6시에 회식하자"고 제안했을 때 약속이 없어도 있다고 답하면 회식의 중요도를 파악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해서 프로에 가깝게 한다면 결코 딴짓이 아니다. 예컨대 축구를 즐기는 경우 전략을 세우고 슛과 패스를 어떻게 할지 결단을 내리며 팀원과 소통하는 행위는 직장 생활의 방법과 무관하지 않다. 철도 여행이 취미였던 한 직장인이 직장 생활 중 일본 철도 노선을 완전 일주하고 여행 작가로 유명해진 사례도 제시된다. 100세 장수 시대인만큼 서른이 넘어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늦지 않은 것이다.
미적거리며 판단이나 책임을 미루지 말고 신속하게 소신대로 결정해 실행에 옮기는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이 돼야 하고, 이직하고 싶으면 이직을 꿈꾸지 말라는 등 직장 생활 관련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신문이나 트위터 활용법, 독서법, 자격증 취득법도 소개된다.
다양한 조언이 간략하게만 나열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어떤 것을 해야 남은 70년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겠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지쳐 쓰러져 자는 생활을 반복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주말인 사람은 이 책을 읽고 미래를 준비할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