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오는 23일이면 5만원권이 발행된지 만 5년이 된다. 그동안 5만
원권은 시중 유통화폐 잔액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속에 깊숙히 파고들었다.
5만원권은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화폐의 제조와 유통비용 절감, 편리성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만원권 환수율이 급락하면서 지하경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크다.
◇5만원권, 5년만에 시중 유통화폐 잔액의 3분의 2 차지
(사진=김하늬기자)
2009년 6월23일 세상에 처음 나온 '5만원권'은 5돌 만에 국내 화폐 구성에 큰 변동을 일으켰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5만원권 비중은 지난 해 말 기준 67%로 집계됐다. 5만원권은 발행 첫해에 28%에서 2011년 56%로 절반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발행 첫해인 2009년 5만원권 발행잔액이 9조원에서 지난해 40조원까지 해마다 7~8조원씩 늘어났다. 발행장수도 8억장 정도로 1인당 17장 가량 보유하고 있다.
반면 시중 유통의 92%나 차지하던 1만원권은 5만원권 발행 이후 점차 하락해 지난해말 29%로 줄어들었다.
특히 5만원권 발행 이후 10만원권 자기앞수표가 크게 감소했다.
10만원권 수표는 5만원권 발행 전보다 약 4분의 1 수준으로 전락했다. 2007년 406만2000건을 결제하던 수표는 지난해 112만9000건으로 줄어들었다.
한은은 5만원권 발행 이후 짧은 시간에 기존 만원권과 자기앞수표 대체현상이 지속된 이유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강화되고,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화폐 보유성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5만원권 수요 확대가 화폐의 제조와 유통비용 절감, 편리성 등의 역할에 일조했다는 평가이다.
◇5만원 환수율 급락..지하경제 '우려' 커져
하지만 최근 5만원권 환수율이 급락하면서 지하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월 기준 5만원권 발행액에서 같은 기간 환수액을 나눈 '환수율'은 27.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중에 풀린 5만원권 10장 중에 3장만 한은 금고로 다시 돌아오는 셈이다.
반면 1만원권 환수율은 지난해 기준 94.6%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이 유통 개념보다 저장 개념이 강하다"며 "고액권 특성상 보관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액자산가와 자영업자의 금고 또는 뇌물수수나 세금을 회피하는 등의 '지하경제'로 5만원권이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함께 5만원권 등장으로로 화폐의 제조비용이 줄어들면서 지폐를 만드는 한국조폐공사 사업의 수익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2009년 65억원이던 조폐공사의 영업이익은 201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60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은 "5만원권 등장 이후 지폐 제조량이 정점이었을 때의 40~5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경영 환경이 크게 어려워져 수출을 늘리고 있지만 어려운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5만원권 히트상품 때문에 조폐공사는 밥벌이를 위협받는 5만원권의 딜레마가 생긴 셈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5만원권이 60%를 넘게 차지하면서 경제규모에 맞게 거래단위도 줄여야 한다는 리디노미네이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조폐공사의 수익성은 다시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