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 분쟁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갈등 봉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중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전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팜 빙 밍 베트남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불거진 지난 5월 말 이후 첫 고위급 만남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평화적 수단으로 갈등을 해결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고위급 대화 개최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남겼다.
◇18일(현지시간)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왼쪽)이 베트남을 방문해 영유권 분쟁 해결과 관련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사진=로이터통신)
회담 이후 가진 브리핑 자리에서 양 국무위원은 "중국과 베트남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베트남과 가감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하노이에 왔다"고 밝혔다.
밍 장관도 "베트남은 중국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며 "대화로써 영유권 분쟁과 관련된 복잡한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리커창 총리도 양 국무위원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맨션하우스의 연설에서 "중국인의 DNA에는 영토 확장의 야욕이 없다"며 "대화는 해당 지역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업급했다.
그는 "대화와 협상만이 분쟁 지역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며 "그래야만 평화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칙적인 합의 이후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충돌이 발생했던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영유권 앞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 국무위원은 회담 중 시사군도가 중국의 고유 영토임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의 석유 시추작업도 합법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는 큰 틀의 인식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주요 언론들은 "중국이 베트남에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앞서 수 차례 언급한 것과 같이 베트남이 이 문제를 국제 사회에 공론화시키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베트남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웅우옌 찌 덩 베트남 계획투자부 차관은 호치민시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평화적 방법으로 우리의 영토를 지키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뷰빙 아태안보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대화로 파라셀 군도의 분쟁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베트남의 중대한 양보가 없다면 중국은 분위기를 완화시킬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