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호남을 기반으로 민간 임대아파트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중견 건설사 부영이 청약 신청까지 받은 사업장의 분양을 돌연 취소하면서 청약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달 부영은 광주전남혁신도시 B5블럭 '사랑으로' 946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진행했다. 청약은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 이뤄졌으며, 287가구만 접수해 대거 미분양 사태를 맞았다.
이에 부영은 미분양 물량이 많아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분양 전면 취소를 결정, 나주시청에 입주자모집공고 취소 신청을 냈다.
부영 관계자는 "3베이 평면 등 수요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구조로 돼 있어 청약률이 저조했고 이에 따라 분양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약자들은 처음부터 부영이 분양을 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었다는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부영은 지난해 광주 첨단2지구에서도 분양아파트 1772가구를 선보였다 95%정도가 미분양으로 남아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임대아파트로 사업계획을 변경한 전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부영은 기존 계약자들과 합의는 커녕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임대아파트 전환 동의서에 서명 해달라고 촉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청약자 H씨는 "지난해 미분양이 나고 임대로 전환된 첨단2지구 견본주택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며 "애초부터 임대로 돌릴 계획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내비쳤다.
1순위 청약을 신청한 K씨는 "전화로 분양이 취소됐다며 딱 한 마디 통보하더라"며 "차비들여 견본주택을 몇 번이고 방문한 내가 바보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부영에서 사과의 뜻으로 향후 아파트 분양할 때 4순위 청약시 우선권을 준다고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약자 S씨 역시 "분양광고도 거의 없었고 견본주택 직원들도 설명을 제대로 해준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이상하다 생각했다"며 "청약자들을 기만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나주시청마저 부영이 신청한 분양 취소를 반려하자 부영은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며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나주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당초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이 나서 청약 접수를 받고 있던 중 청약률이 저조하고 사업성이 안맞는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계획을 변경하겠다며 분양 취소신청을 했다"며 "신청에 따라 취소를 해줬는데 이후 금융결제원과 국토교통부에서 청약 접수가 완료된 상태에서 취소를 하게 되면 청약 접수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동의 하지 않았고, 우리도 취소해준 걸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부영에서 사업성도 없는데 어떻게 분양을 계속 하느냐며 행정소송을 걸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어쨌든 우리는 청약 접수한 사람들과의 계약을 진행하라는 입장이고. 부영은 사업성이 없어서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결국 청약통장과 청약금까지 걸어가며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던 청약자들만 애가 타게 됐다.
1~2순위에 당첨된 청약통장 계좌는 계약여부에 관계없이 다른 주택에 청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날리는 셈이 되고,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3순위 청약자일지라도 미계약시 재당첨이나 1순위 청약이 제한되는 등 당장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시의 분양 취소 철회에도 계약을 받지 않겠다며 버티던 부영은 비난이 거세지자 계약을 희망하는 152명에 대한 계약 접수를 받아놓은 상태다.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이들의 계약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대아파트로의 변경에 대해서는 일단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
부영 관계자는 "청약 신청은 받았지만 계약 이후에 분양을 취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소 허가가 나는대로 금융결제원에 서류를 보내 청약통장은 원상복구 시켜줄 것"이라며 "임대가 아닌 분양아파트 사업장이고, 주민들의 호응을 고려해 내부 평면 등을 개선하고 재검토해서 더 좋은 상품으로 분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혁신도시 B5블럭' 부영 사랑으로' 조감도 (사진=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