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5.24 조치로 개성공단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치명적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정부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
(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5.24 조치가 내려진 지 4년을 앞둔 상황에서 아직도 현명한 결정이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 회장은 개성공단의 활성화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유연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개성공단 사업은 처음부터 남북 당국 간 승인을 받아 이뤄진 것인데, 보수적인 견해 때문에 기업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해당 조치를 당장 폐지하기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완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남북 교류를 전면 중단하는 5.24 조치를 단행했다. 개성공단은 5.24 조치에서 제외됐지만, 신규 투자는 허용되지 않는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개성 인구는 15만명에 불과해 외지 인력을 위한 주거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며 조속한 근로자 숙소 건립 추진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부가 2008년 착공하기로 합의하면서 예산도 배정했음에도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며 "당시 대통령이 파업 등을 의식해 대규모 근로자 숙소를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 숙소 문제는 북한 당국이 볼 때 남측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을 확대 발전시킬 의지가 있느냐의 가늠자"라면서 "정부가 아니라면 기업이라도 나서서 건립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고 타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남북 관계의 장기적인 발전에는 공단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더는 정치논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통일을 전제로 북한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적대적인 감정을 해소하면서 정서적인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다"며 "원래 계획대로 50~60만명 정도의 규모를 갖추면 저절로 남쪽의 방식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는 지난달 말 의류업체 7개사가 생산에 참여한 공동 의류 브랜드 '시스브로(SISBRO)'를 선보였다. 전체의 90% 정도가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납품 또는 임가공의 생산 방식의 OEM 업체인 입주기업이 원청의 수주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만들어졌다.
브랜드명은 'sister'와 'brother'의 합성어로, 남과 북이 '형제자매'란 의미를 담고 있다. 남녀 속옷, 와이셔츠, 신사용 재킷, 청바지, 양말류, 스포츠 레져 신발류 등의 제품에서 기계, 전기·전자 등의 분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