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올바른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21일 논평을 내고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를 개혁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기존 규제 개혁에 대한 엄밀한 평가 없이 모든 규제를 '악'으로 규정하는 마구잡이식, 기업의 민원 들어주기식 규제 개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건전한 시장경제를 만들고 규제개혁의 혜택이 전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모든 규제를 악으로 규정하는 인식과 접근은 규제 개혁의 본질을 호도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규제와 그렇지 않은 규제를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암 덩어리', '쳐부숴야 할 원수' 등 과격한 형태로 표현하면 자칫 일반 국민에게 '규제는 악'이란 잘못된 인식을 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규제 개혁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장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경실련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이전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가 전제돼야 하지만,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어 과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처럼 일부 재벌 대기업, 수출기업을 위한 규제 개혁이나 완화는 '낙수효과'의 부재로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규제 개혁을 기업의 민원 들어주기식 방식으로 진행하면 시장 경제의 건전한 발전보다 경제 양극화를 더 가속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실련은 "규제 개혁에 관한 의견을 듣는 회의가 기업의 민원을 토로하는 자리가 됐다"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기업 관계자가 규제 개혁을 빌미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건전한 규제도 일거에 폐지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회의 당시 한 기업인이 학교 인근에 관광호텔을 짓기 위해 제도 개선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유해시설인 관광호텔에 대해 일자리 창출이란 명분으로 학생의 쾌적한 학습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사업 승인을 요구한다면, 이는 규제 개혁으로 부당한 이익을 보장해 달라는 파렴치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우리 경제의 구조와 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규제 개혁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실련은 "현재 정부 논의는 마치 규제 개혁을 하면 우리 경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며 "경제민주화, 금산분리 원칙의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전제돼고, 이러한 맥락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의 규제 개혁 과정을 지속해서 모니터하고, 본질적인 내용에서 벗어나면, 이에 대한 비판과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