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6.4 지방선거의 쟁점과 정당정치' 세미나 발표에 나선 전용주 동의대 교수는 "상향식 공천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가치 증진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먼저 "상향식 공천이 정치인들의 대중영합주의적 경로라고 생각하고, 제도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충분한 숙고와 토론이 있었는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개방적 형태로 후보를 선출 방식을 일종의 '선(善)'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다퉈 상향식 공천 도입을 약속하고 있는 정치 현실을 비판했다.
전 교수는 이어 "6월 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제의 장단점을 경험적으로 증명하고 대안 제시의 근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상향식 공천 제도의 실험무대로 예상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외국의 연구 결과와 실제 시행 사례를 제시했다.
전 교수는 "라트와 하잔 교수 같은 경우 2008년, 2010년 연구에서 상향식 공천제가 그 사회의 민주주의 진전에 결코 긍정적으로 기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라트(Rahat), 하잔(Hazan)는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소속의 정치학자로 정당 내 민주주의와 선거 시 후보자 선출 방법 등을 연구해왔다.
전 교수는 "민주주의의 질을 정의하는 참여, 대표성, 정치적 경쟁이라는 3가지 기준으로 상향식 공천제를 연구했는데 이들의 대답은 'No'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상향식 공천을 도입한 대만, 라틴아메리카, 미국의 사례를 통해 10~20% 수준의 '낮은 예비경선 참여율' 문제를 지적했다.
낮은 예비경선 참여율로 인해 '조직 동원표'가 경선 결과를 좌우하게 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아울러 선거후 동원에 활용된 지연, 학연, 혈연 등 정당 외적 행위자들의 이익에 봉사하는 정치가 실현될 가능성도 민주주의 발전의 위협요소로 지목됐다.
전 교수는 이어 한 언론 보도를 인용, "지금 새누리당이 선거인단을 모집하는데 10명 중 9명이 안 하겠다, 하겠다는 사람도 인적 사항을 물으면 10명 중 9명이 전화를 끊는다"며 "이번 선거도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표성', '정치적 경쟁' 항목에서도 '현직 효과'로 여성, 정치 신인, 저소득층 등 정치 약자들의 진입이 불리해지는 부정적인 측면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상향식 공천제의 예상 가능한 문제점들을 보완책으로 "비례대표 확대, 현직 효과 견제 장치, 정치자금 제한 등의 교정장치"를 제시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회입법조사처와 한국정당학회, 국회지방자치포럼, 의회발전연구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정책선거'의 한계와 가능성', '여성 유권자의 정책태도와 정당지지', '한일 유권자의 이념성향과 정당지지' 등 다양한 선거 관련 쟁점들이 소개됐다.
(사진=한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