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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용 차량번호판 구하기 '전쟁'..돈 주고도 못산다
암시장 형성..번호판 개당 1800만원에 거래
입력 : 2014-03-11 오후 6:26:5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영업용 차량번호판을 구하라! 택배업계에 내려진 특명이다.
 
인터넷 쇼핑 증가로 택배시장은 확대되는데 반해 정부의 영업용 차량 증차 제한 조치로 합법적인 증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어난 기현상이다. 이에 택배업계에서는 암암리에 영업용 번호판을 사고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번호판을 개인이 사고파는 것은 엄연한 불법. 단속에 걸릴 경우 택배기사는 최소 7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증차 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만간 택배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시장은 2009년 2조72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조7000억원 규모로 1조원가량 확대됐다. 택배물량도 2009년 11억박스에서 지난해 15억박스로 36% 급증했다.
 
ⓒNews1
 
이 같은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4년 정부의 화물차량 증차 제한 조치로 허가를 받은 영업용 차량 대수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세한 택배업체들을 중심으로 일반 자가용 차량을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개인 사업자는 말할 것도 없다.
 
실제 지난해 기준 3만5700대에 달하는 국내 전체 택배 차량 중 비영업용 차량은 1만1200대로, 전체의 약 30%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 2004년 영업용 차량 증차 조치 이후 업계의 끈질긴 증차 요구에 지난해 7월 1차례 영업용 차량 번호판 1만2000여개를 새로 발급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신규 발급을 논의했던 2년 전에 비해 시장 규모는 달라졌다는 설명. 정부 조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국내 택배기사들 중 30% 가량은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이 아닌 흰색 자가용 차량으로 택배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기사가 하루 배송업무를 통해 얻는 수익은 10만원~15만원 수준. 자가용 차량으로 영업을 하다가 단속되면 벌금이 최소 70만원이다. 차량 운행도 정지된다.
 
한 중소 택배업체 기사는 “택배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택배업체 또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건당 수수료는 최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단속이 계속되면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단속에 따른 벌금 부담으로 택배기사들이 업무를 중단하거나 타 업계로 이직하면서 전국적으로 택배배송이 중단되는 ‘택배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택배업은 전국 각지로 고객의 화물을 배송하는 네트워크가 중요한 서비스업으로, 전국 각지의 택배기사들 일부라도 배송을 멈출 경우 전체 택배배송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04년 이후 영업용 번호판의 신규 발급을 제한하면서 일반 차량에 대한 단속을 일부 눈감아 주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세수 부족 탓인지 단속이 늘고 있다”며 “단속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암시장도 형성됐다. 최근 단속이 늘면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영업용 번호판 거래 가격도 오르고 있다. 공급은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늘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현재 번호판 한 개당 1700~1800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개인택시와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택배와 마찬가지로 개인택시도 신규 번호판 지급이 제한되면서 현재 개당 6000~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의 현실적인 증차 조치가 없을 경우 번호판 가격은 계속 치솟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택배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육상운송에 묶여있는 택배업종을 별도로 규정하는 ‘택배법’을 만들어 증차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과거 육상운송 시장의 차량 과잉공급으로 인한 운송단가 인하와 재하청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차 제한이라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나, 육상운송과 같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는 택배업계는 차량이 태부족이며, 업태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법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특히 업계는 비영업용 차량을 택배 배송에 이용할 수밖에 없는 업계 현실상 증차 등의 조치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단속 등을 유예해주지 않을 경우, 전국적인 국민 불편은 물론 영세한 택배기사의 생계 곤란, 중소 소상공인이나 지역 농민들의 소득감소 및 도산 등 대규모 피해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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