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전문)조희대 대법관 취임.."약자 무시 안 당하게 하겠다"
입력 : 2014-03-04 오후 4:45:48
존경하는 양승태 대법원장님, 훌륭하신 열 두 분 대법관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오늘 저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대법관에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저를 대법원에 불러주신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들, 아울러 저의 취임을 축하하러 귀중한 시간을 내서 참석하신 법원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뜻밖의 큰 영광이 과분하기도 하지만, 대법관의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다할 수 있을지 두렵고 떨리는 심정입니다. 늘 법관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각오를 가져봅니다.
 
헌법이 선언하는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저는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수호함과 동시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공동체의 법질서를 확립하는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정당한 권리가 무시당하는 일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수많은 분쟁이 끊임없이 법원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생명과 재산을 건 다툼을 적시에 올바로 해결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법을 바로 펴는 것이 법관의 기본 사명입니다.
무엇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여러 집단의 첨예한 이해대립과 분쟁이 재판을 통해 평화롭게 종식되어야 합니다.
생각은 허공처럼 경계가 없고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보는 법입니다. 저는 어떤 선입견이나 고정 관념에도 사로잡히지 않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동료 대법관님들과 함께 때로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때로는 하나된 마음으로 합심하여 공정하고 균형감 있는 판단을 도출함으로써, 모두의 다양성이 존중되면서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요량입니다.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제시하는 공평무사하고 불편부당한 법적 판단이 모두가 인정하고 신뢰하는 최종적 기준으로 받아들여 질 때, 거리에는 질서가, 직장에는 상생이, 사회에는 안정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나라에는 평화와 번영이 찾아올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저는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국민들이 대법원과 대법관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도록 살라’,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라’, 이것이 하늘같은 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입니다.
이제 저는 일생동안 삶의 기본자세로 배우고 익히고자 한 자비, 사랑, 측은지심을 바탕으로 대법원에 놓인 사건 한 건 한 건을 정성과 성의를 다해서 살펴보아,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험난한 구법(求法)의 길에 들어서려고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찾는 절박한 심정으로 통합의 화두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눈(雪)을 퍼서 우물을 채우는 것처럼 당장은 효과가 보이지 않을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정의와 화합의 샘물이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대법관의 소명을 한시도 잊지 않고 직분을 완수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바쁘신 가운데 참석하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 3. 4.
대법관 조희대
 
◇조희대 대법관이 4일 대법원 본관 2층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대법원)
 
 
 
최기철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