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역대 최장 기간 철도파업의 도화선이 됐던 수서발 KTX가 숱한 시비와 논란 끝에 오는 2016년 개통을 앞두게 됐다.
정부가 수서발 KTX 분리를 추진하면서 내세웠던 가장 큰 명분은 철도경쟁을 통한 코레일의 비효율성 개선이다.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 간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찾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서발 KTX 분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분리 성공사례를 철도와 자주 비교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둘을 비교하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사진=뉴스토마토DB)
◇공항공사 분리 성공?..정부의 과도한(?) 지원 결과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당시 한국공항공단은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인천공항에 떼줬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의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2000년 3664만명이던 김포공항 여객 수는 국제선 이전 직후 1458만명으로 급감하며 수익이 1882억원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착륙료 등 항공수익은 1647억원에서 512억원으로 줄었고, 임대료 등의 비항공 수익은 1451억원에서 704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지원에 나선다. 우선 정부는 국내선 공항 여객이용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했다.
당시 기획예산처의 '한국공항공단 경영혁신계획안'에 따르면 공항공단은 김포공항 국제선 운영업무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이관됨에 따라 전체수익금의 약 75%(2800억원)가 감소해 재정확충 방안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3년 1월부터 김포공항 공항이용료를 국내선은 3000원에서 4000원으로, 국제선은 9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각각 3.3%씩 인상했다.
당시에도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가 경영적자의 부담을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 등을 통한 자구노력보다는 공항 이용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김포공항, 국제선 되찾자 살아나
정부의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포공항이 국제선 기능을 잃어 승객이 줄어들자 정부는 공항을 살리기 위해 국제선 일부를 되찾아줬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김포~하네다 노선이다. 결국 정부의 지원으로 김포공항은 2003년 11월30일 김포~하네다 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이후 김포~하네다 노선은 2005년 8월1일부터 하루 16편이 취항하는 대표적인 황금노선으로 자리매김한다.
효과를 본 정부는 단계적으로 김포발 국제선 노선을 확장시켰다. 2007년 김포~상하이, 2008년 김포~오사카, 2010년 김포~나고야, 2011년 김포~북경 등 국제선 노선이 확충되면서 수익은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물론 철도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있었다. 실제 정부는 8개 적자 지방노선 지원 등을 위해 PSO(공공서비스비용) 명목으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4조3000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철도청 시절에도 3조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레일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정부에서 4조3000억원을 지원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5000억원 내외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누적 적자가 4조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 간 비교를 통해 과다한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은 줄이고, 승객유치 경쟁을 통해 수익 증가를 유도하는 등 코레일을 빠른 시간 내에 흑자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설명대로 금액만 보면 전폭적인 지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철도산업 성공사례로 드는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항공과 철도를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1994년 독일철도공사(DB)가 출범하면서 정부는 기존 부채 49조원을 탕감해줬으며, 일본은 1987년 민영화하면서 당시 309조원이라는 부채를 탕감해줬다. 이러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철도산업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흥수 공공운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김포공항이 국제선 기능을 떼어 준 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나 도움이 없었다면 공항공사 분리가 성공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위원은 "정부는 툭하면 PSO 등을 통해 5조원 정도를 지원했다고 하지만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지원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수요 꾸준히 증가..비항공수익 극대화
항공과 철도를 비교하기 힘든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주 5일제 시행과 저비용항공(LCC) 취항 등으로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공항을 이용한 전체 여객인원 수는 1990만4327명이다. 구체적으로 국제선 396만1191명, 국내선 1594만3136명이다.
2012년 김포공항 전체 여객 수는 1942만9224명으로 국내선 1533만4647명, 국제선 409만4577명을 기록했다. 꾸준하게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항공수요가 늘면서 공항공사의 수익은 늘어났다. 특히 항공수익 외에 공항 임대료와 보증금 등 비항공수익이 극대화되면서 실적개선에 탄력이 붙었다.
실제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최근 5년간 임대보증금은 70% 인상됐고, 이에 따른 이자수익만 27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한국공항공사가 받은 임대보증금은 1756억원이다. 특히 공항공사는 임대보증금을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72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철도는 공항공사처럼 역사 등을 자체 개발해 매년 막대한 수익을 얻기는 힘들고 수요도 한정돼 있다. 게다가 항공기 처럼 노선이 다양한 것도 아니다.
이영수 공공운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항공수익은 물론 비항공수익이 상승하면서 공항공사의 실적은 개선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코레일의 경우 이미 역을 건설할 때 상업구획 등을 미리 고려해 만들기 때문에 매년 막대한 수익을 얻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은 "특히 코레일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선로사용료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익구조를 만들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