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채권시장이 바짝 움츠린 모습이다.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연말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북클로징' 모드가 겹치면서 채권운용역들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북클로징은 회계년도 장부의 결산을 말한다. 통상 11월말부터 시작되며 이 시기 기관은 장부상 수익이나 손실 변동을 막기 위해 거래량을 줄인다.
12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쉬어가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데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특히 올해 채권평가손실이 컸던 탓에 금리변동 리스크 노출 수준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쉽게 롱(매수) 포지션을 가져가지 못하고 숏(매도)을 통해 많이 벌 수 있는 레벨도 아니다"라며 "사실상 가만히 노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사를 앞둔 임원들이 연말 손익변동을 최대한 피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점도 연말 부진한 장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연말 손익변동성을 좋아하는 회사는 없지 않냐"며 "올해는 외국인들이 대거 국채선물 매도에 나선 가운데 국내 기관이 이를 담지 못하고 있어서 더욱 이런 영향이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변동 리스크에 크게 노출되지 않는 방향으로 과도하게 산 기관은 팔고, 여의치 않으면 선물을 매도해 듀레이션을 줄이는 전략을 통해 연말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보통 연말이 되면 채권금리가 약간 오르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다음주 이벤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북클로징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는 17~18일 미 FOMC가 마지막 '큰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금의 실적이 북클로징을 해서 지킬 정도의 실적인지 의구심이 든다. 거래가 되는 한 마지막까지 열심히 벌어 수익을 내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며 "지금의 일시적 거래부진은 방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다음 주 대형 이슈가 지나고 연말로 가면 결산을 앞둔 시장의 한산한 모습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채권유통시장 거래현황.(자료제공=금융투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