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 서울 근교에 사는 A씨는 포털 사이트의 한 블로그에서 '무료 재무설계 상담'을 발견하고, 상담을 의뢰했다. 기존 보험과 청약통장을 해약하고 새로운 상품을 가입해야 한다는 황당한 결과를 듣고 의심이 들어 한 재무설계 회사에서 유료상담을 받았다. 상담사로부터 "만약 이대로 상품가입을 했으면 위약금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며 "자산관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대비뿐 아니라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전(全) 연령층이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에 관심이 급증했다. 이는 금융권의 표적이 돼 주된 영업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나타난 무료재무상담 블로그.
◇무료재무설계 회사 알고보니 '보험대리점'
특히 규모나 전문성, 인지도 등에서 뒤쳐지는 영세한 재무설계 회사의 경우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상담을 유인하고 보험상품을 파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재무설계라는 간판을 단 회사들이 실제 보험대리점(GA)인 경우가 많다.
업계 사정도 딱하긴 마찬가지. 한 관계자는 "상담 자체가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에 설계사 입장에서는 상품 판매수수료에 대한 유혹을 벗어나기 힘든 게 엄연한 사실"이라며 "성사 초기에 고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에 자연히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 결국 금융권의 고질적 병폐인 불완전판매와 다른 것이 뭐가 있느냐"며 "상담비를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된 조언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파워블로거 동원해 고객정보 팔아 넘기기도
'무료'라는 이름으로 파워블로거를 이용해 사람을 모은 뒤 고객정보를 팔아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
포털 사이트에 '재무설계'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무료 재무상담 사례가 꽤 나온다. 실제 상담을 하지 않았지만 파워블로거를 이용해 허위로 작성된 게시물이 많다는 게 자산 컨설팅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파워블로거들은 허위게시글을 이용해 제휴된 무료재무설계 업체에 고객정보를 제공하고 사례금을 받는다.
유료재무설계 회사 상담사는 "재무설계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된 단계가 아니라 유료로 이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점을 노리고 재무설계 상담과는 거리가 먼 처방을 내려주고 고객정보만 뺏어간다"고 무료 재무상담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또 다른 상담사는 유독 보험상품만 권유하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해 사례는 불완전한 보험 상품계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고객 중 한 명이 과거 무료상담에서 부부 합산소득이 700만원이고 약 200만원의 저축여력이 있었는데 200만원을 모두 변액유니버셜보험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고 상담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며 금융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잘못된 상담방향에 속아 넘어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