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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PPL 가이드라인, 중간광고 위한 '사전포석'?
"실효성 의문" 비판도
입력 : 2013-11-21 오후 7:12:22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지상파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가 자율규제를 골자로 한 간접광고(PPL)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과도한 간접광고로 인해 시청권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 자구노력을 통해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간광고에 대한 비판을 고려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협회는 지난 20일 간접광고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상파 방송사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규제기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미디어크레에이트 등 광고현업 종사자, 학계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 지난 6월 발족한 `간접광고 운영 가이드라인 추진 연구반`이 협의를 통해 도출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노출시간과 노출크기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운영 주체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조항도 포함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특정 상품을 연속해서 15초 이상 노출할 수 없도록 하고 전체 노출 시간이 해당 방송 프로그램 시간의 100분의 5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또 상표나 로고가 화면의 4분의 1을 넘을 수 없다.
 
또 프로그램 방송 전에 간접광고 포함돼 있음을 3초 내외 자막으로 표기하고 특정 상품명을 말하지 못하도록 했다. 화면으로 특정 제품을 노출할 때 별도의 인위적인 로고 부착은 자제한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돼 온 간접광고가 자연스러운지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동종 유사상품 간접광고 사례와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사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전개, 출연진 반응, 상품 장점을 강조하는 대사나 자막, 광고를 암시하는 동작이나 언급, 상품의 특정 기능이 다른 제품에도 포함돼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간접광고에 대한 세부 규제 기준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 동안 지상파 프로그램의 과도한 간접광고에 대한 비판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시청자의 몰입도를 떨어트려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방송의 공공성까지 저해시킨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허용된 이후 간접광고는 시청 회피가 쉽지 않고 자연스러운 노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로 매년 급성장했다. 2010년 30억원에 그쳤던 지상파 방송사의 간접광고 매출은 2011년 174억원, 2012년 236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5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청자 불만도 속출했다. 서울YW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가 지난 7월 지상파 드라마의 간접광고를 모니터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2개 드라마에 총 110개의 제작지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개 드라마 당 10개 정도의 제작지원 업체와 제작·장소·물품 협조나 협찬 등 수십 곳의 간접광고가 포함돼 있는 셈이다. 광고를 넣기위해 뜬금없는 장면이나 억지스러운 전개가 이어지는 사례도 많았다.
 
(사진=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분다' 화면 캡쳐)
 
방송협회는 "방송법 개정으로 간접광고가 허용되었지만 이에 대한 세부적인 규제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혼란이 있었다"며 "자율적인 간접광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연구반을 지난 6월에 출범시켰고 그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간광고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 나온 가이드라인을 두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내용을 보면 '노력한다', '자제한다' 등 강제력이 없는 조항이 대부분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방통위의 광고 규제 완화 방침에 따라 코드를 맞추는 것 아니겠냐"며 "지상파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팀장은 "간접광고로 인한 시청자의 피로감이 이미 상당하다"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중간광고 도입은 무리"라고 평가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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