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SK텔레콤이 3분기 호실적에 대해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평가절하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스스로 자사 실적을 낮추어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29일 올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이 5514억36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2926억5500만원과 비교해 88.4%, 직전 분기인 2분기(5454억4500만원)와 비교해 1.1% 각각 늘어난 규모다.
LTE 가입자 비중 증가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증가했고,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3분기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닌 직전 분기와 비교해달라"며 "전년 동기와의 비교는 사실상 '착시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의 경우 마케팅 경쟁과 네트워크 전국망 구축 경쟁심화로 실적이 비정상적으로 좋지 않은 시기였다"면서 "갤럭시S3 17만원 파동도 이때 나왔고 이통 3사가 모두 영업정지를 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때와 비교를 하면 모든게 다 좋아지기 때문에 비교하는 의미가 없다. 전 분기와 비교를 해야 좀 더 정확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SK텔레콤이 직접 나서서 평이한 실적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구속 수감 중인 최태원 회장에 대한 눈치 보기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SK그룹의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지난 9월27일 구속 수감된 이후 SK그룹은 오너의 부재가 그룹 경영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해왔다. 최 회장은 4년의 징역을 선고 받았다.
오너의 판단이 필요한 전략적 투자나 글로벌 비즈니스의 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대외적으로 그룹 이미지가 악화되는 등 경영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SK그룹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올들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오너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최 회장의 구속과는 상관없이 SK하이닉스가 업황 호조로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번 실적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1% 느는데 그쳤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착시효과가 있는 것이다. 평이한 수준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