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연말을 앞두고 모바일게임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신생 벤처기업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경영위기에 몰려있고 중견·대형사들도 상당수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불과 1년 전 만해도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이제 업계 일각에서는 ‘12월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게임 스타트업, 12월이 고비다
지난해 연말 게임 스타트업(초기 벤처) 기업을 세운 A씨는 지난 여름 대망의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자금압박에 최근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주위에 나와 같은 꿈을 가지고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사람들이 많지만 포기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도 근근히 버티고 있는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나마 A씨처럼 카카오톡에 게임을 출시한 경우는 운이 좋은 케이스다. 복수의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을 세우고, 게임을 실제로 시장에 내놓은 비율은 10~20%에 불과하다.
◇25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모바일게임 시장 초기에 진입했거나, 대형사들의 게임이 대부분으로 스타트업이 만든 게임이 설 자리는 거의 사라졌다(사진출처=구글 플레이스토어)
이 때문에 최근 업계 일부에서는 지난해 애니팡·드래곤플라이트’의 흥행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게임 스타트업 대부분이, 올해 안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12월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 스타트업들이 1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창업에 나섰고, 이제 자금이 떨어질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관들이 연말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진행하기는 하지만, 시장 상황상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게임 스타트업들에게 이번 연말은 고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형게임사, 외산 게임·퍼블리싱·마케팅 비용 '3중고'
창업자금이 바닥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보다는 상황이 좋지만, 대형 게임사들의 연말 시장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25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게임을 살펴보면, 캔디크러쉬사가(킹), 레전드오브킹(쿤론코리아), 진격1942(구미 Inc) 등 해외 게임들이 세 작품이나 순위에 올라와 있다.
최근 출시된
위메이드(112040)의 ‘격추왕 for kakao’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최근 한달 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 내 신규 진입한 국산게임은 없다.
특히 국산 모바일게임들은 스타마케팅, 리워드광고 등 ‘돈의 힘’으로 무료앱 인기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경우는 많지만, 매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어 해외게임들의 조용한 약진은 분명히 국내 게임사들에게 위협요소다.
◇모바일 중심 게임사들의 주가 흐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자료출처=이토마토)
또 중소업체들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대형사들의 사업 모델에도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퍼블리싱 비용과 앱스토어·카카오톡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별로 남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게임 발매 초기에 반짝 인기를 얻더라도 자체 개발작들보다는 업데이트 등 향후 대응이 늦어져 효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게임업체 관계자는 “자체 개발작들은 게임 출시 전후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이 가능하지만 퍼블리싱 게임은 아무래도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며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한 것처럼 대형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거나, 우수한 개발 조직을 스스로 육성하지 않으면 향후 생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