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들이 멕시코 채권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제기된 이후 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 비중은 줄이면서도 유독 멕시코 비중은 늘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핌코 등 글로벌 채권펀드들은 최근 신흥국 국채 비중을 줄이면서도 멕시코 채권비중은 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우려로 신흥국에서 자금유출 현상이 심화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을 겪고 있지만 멕시코는 여러 측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안전성 측면에서 여타 이머징 국가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는 경우 멕시코는 단기적인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해도 결과적으로는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타 이머징 국가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 이후 이머징에서의 자금이탈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는 인도와 터키, 인도네시아 등과 같은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준 반면 멕시코는 그 영향이 제한됐다.
올 들어 상반기 경기둔화현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를 갖고 있고 높은 대미 경제의존도를 나타내고 있어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점진적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월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가 멕시코의 등급전망을 'BBB(Stable)'에서 'BBB(Positive)'로 상향조정한 점도 주목된다. 이어 지난 5월에는 피치(Fitch)가 멕시코 신용등급을 종전 ‘BBB(Stable)’에서 ‘BBB+(Stable)’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추후 에너지부문 개혁이 가시화되면 추가 등급상향도 예상된다.
멕시코 정부의 보수적 재정정책 운영으로 GDP대비 정부 부채 비중이 35.9%로 축소된 점은 그 배경이 됐다.지난해 12월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발표한 '멕시코를 위한 협약'의 구체화를 감안한 결과다.
니에토 정부가 교육과 연방, 주 정부 재정, 통신, 세제,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적극적인 개혁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성장과 재정건전성 측면에서의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중감소, 외환보유액의 지속적인 증가와 부채의 만기구조 장기화 등으로 중장기적인 대외지급능력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으로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 접근에 장점을 가진 멕시코는 미국의 경기 회복추세에 힘 입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유럽연합(EU)과 중남미 국가 등 세계 40개국 이상과 10개 이상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미국과 EU,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물류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점도 성장 잠재력이라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멕시코는 물가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해 경기부양 차원의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만큼 차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9월 초 기준금리 인하 조치 이후 페소화가 강세를 보인 점은 멕시코 경제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가 공고한 상태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