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곽보연기자] '소통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용만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각종 입법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간에 적극적인 토론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21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민주화 입법 등을 제정하는 입법부가 소통을 전제로 했으면 좋겠다"며 "(정부와 이해당사자 간에)토론과 논의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업과의) 공감대가 형성된 입법안에 대해서는 규제를 받는 입장에서도 납득을 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소통을 전제로 각종 입법 추진과정에서 유연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현재 경제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통상임금, 세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하도급법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1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사진=뉴스토마토)
박 회장은 "지난 한주동안 전국 지역상의를 돌면서 들은 문제들 중 모든 상의 회장들이 통상임금 문제를 가장 걱정하고 있었다"면서 "생존의 문제다. 노사가 합의해서 지급해온 임금체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또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부결된 외국인투자촉진법 수정 발의안에 대해서도 "투자 기회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에 기업과 국민들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서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원만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와 두산그룹의 공동경영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하겠다"며 "그룹 경영과 상충되는 문제로 상의 경영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면 애초부터 맡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앞서 전임 회장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재현 CJ 회장 구속 이후 CJ그룹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달 상의 회장직을 내려놨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1일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대한상의 회장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다음은 박용만 신임 대한상의 회장과의 일문일답.
-대한상의와 두산그룹에 대한 경영을 동시에 가져가게 됐는데 역할분담 어떻게 할 건가.
▲슬기롭게 하겠다. (공동경영을) 할 수 있을만 하니까 그렇게 한거다. 사람이 미래라는 철학 하에 두산은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룹 경영과 상충되는 문제로 상의 회장으로서의 일을 조종해야 한다면 애초부터 맡지 않았을 것이다.
-상법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견해는.
▲상의를 포함한 경제단체들은 이미 정부에 상법개정안 완화를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수렴기간이 오는 23일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수정안이 나오면 그 이후에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음 달 박근혜 대통령과 베트남 순방갈 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 건가.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다. 다음주 중으로 베트남 대사를 포함해 베트남 관련 분들을 상당수 만나서 직접 현지 상황을 들을 예정이다. 또 상공회의소의 입장에서 경제적 현안이나 문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고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취임사에서 '대한상의의 위상을 강화해야된다'고 얘기했다. 전경련에 비해 상의의 위상이 약한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 전략이나 방향이 있나.
▲대한상의는 상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국내 경제계를 총 망라하고 있어 한쪽만을 대변하기 보다는 전체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타 경제단체와 비교하는 건 제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대한상의의 위상은 그 자체로 이미 넓고 깊게 정의돼 있다. 상의가 이에 걸맞는 서비스와 역할을 국내 기업들에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업인들의 사회적 지위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방향이나 계획이 있나.
▲오늘 막 취임을 했는데 구체적 계획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기업인들의 사회적 지위 강화에 역점을 두고 해나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봐달라. 실행 계획은 만들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위'란 군림하는 것이나 대접만 받겠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국가 경제에 기여한 만큼 사회로부터 합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사회로부터 그런 대접이 있어야 기업인들도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거나 인사 단행 계획이 있나.
▲상공회의소 조직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급격한 변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3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조직은 그 필요에 따라 조직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사나 급격한 변화, 혁신 그 자체는 별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제가 보는 견지에서 선진화는 필요한 것 같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다. 사회에서도 소통요구가 높은 만큼 정보의 교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싶다. IT를 통한 사무의 선진화나 사업선진화를 통해 조직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대 회장이신 아버지(고 박두병 회장)와 형님(박용성 회장)이 상의 회장직을 거치셨다.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 같다.
▲감회가 어찌 없겠나. 19살에 아버지 여의었는데 어린나이에도 아버님이 상의 회장으로 활동하시던 기억이 어스름 남아있다. 나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는 마음 가지고 있다.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인데 (회장직을) 허용해주신 의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취임사에서 '압축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저지른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는데 염두에 두고 있는거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구체적인 행동을 열거하는건 맞지 않을 것 같다.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200, 300년 된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50년대 중반부터 성장해 왔으니 기업 사회의 나이가 50~60세 밖에 안된다,
마음보다 몸이 더 빨리 성장하면서 성장통을 겪었다. 기업 스스로가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생각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신에 대한 기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