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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노려라"..대형가전 '가라' 중소형 '뜬다'
입력 : 2013-07-17 오후 6:58:02
◇마미로봇의 로봇청소기(사진=마미로봇)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1 대표적 중소형 가전인 로봇청소기는 지난 3년간 생산량과 매출액이 모두 100% 신장했다. 과거 선진국 시장만을 타깃으로 출시됐지만 이제는 신흥국으로까지 시장이 확대됐고, 기술적 혁신과 유통망 확대를 통해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가격이 낮춰진 게 주효했다. 무엇보다 맞벌이로 집안을 청소할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한 까닭이다.
 
#2 원액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H사의 매출은 지난 2008년 65억원에서 2013년 27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웰빙' 문화가 정착해 가면서 믹서기에서 한 단계 발전한 '원액기'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건강에 대한 욕구는 제품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3 아침마다 남편과 아이를 챙기고 자신의 출근까지 준비해야 하는 워킹맘 A씨는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커피 한 잔을 찾는다. 바쁜 하루를 시작하기 전 유일하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A씨에게 간단한 조작으로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는 캡슐커피머신은 가전제품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맞벌이 부부 위주의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의 생활트렌드와 가치가 진화하면서 중소형 가전제품의 시장성에 업계와 학계,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1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스마트 소형가전 명품화전략 정책세미나'를 열고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다양한 관점에서 중소형 가전의 현주소와 글로벌 트렌드, 융합가전 등 스마트 가전기술에 대해 살펴봤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1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스마트 소형가전 명품화전략 정책세미나'를 열었다.(사진=곽보연기자)
 
◇'중소형가전은 폭풍성장중'..해외시장 진출 과제는?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가전시장은 2350억달러(264조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소형 가전제품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25%에 달했다.
 
대형가전 시장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중소형가전 시장은 매년 5% 내외의 꾸준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중소형 가전시장은 3.5%의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5.1%, 2014년 5%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시장조사기관은 예측했다.
 
문현기 GFK 팀장은 "중소형가전 시장이 가장 크게 형성된 유럽의 경우, 경기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지난해 5.3%의 성장세를 거뒀다"며 "환율차를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전세계 중소형가전 시장은 5.1%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중소형 가전이 꾸준한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지역 ▲가격포지션 ▲채널 ▲계절성 ▲제품경쟁력 등 5가지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현기 팀장은 중소형가전의 성장 배경에 ▲지역 ▲가격포지션 ▲채널 ▲계절성 ▲제품경쟁력 등 5가지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사진=곽보연기자)
 
문 팀장은 "과거엔 구매력이 있는 선진국 시장에서만 런칭했던 중소형 가전들을 개도국까지 확장했다"며 "또 기술적 혁신을 통해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가격이 많이 낮춰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초기 진입을 백화점 위주로 진행하다가 시장의 호응을 얻으면서 세일즈 채널을 확대했고, 크리스마스나 명절 등 특정일에만 팔리던 것이 이제는 연중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분한 성장성을 지닌 글로벌 중소형 가전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진출에 성공하려면 어떤 요인을 고려해야 할까.
 
문현기 팀장은 '국가별 특성'을 이해하는 것과 '유통채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커피를 내려마시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캡슐커피머신 등 '음료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았고, 라틴 지역은 무더위를 피해줄 수 있는 선풍기 등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았다.
 
또 중동지역에서는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다보니 홈클리닝을 중시하는 반면 라틴 지역은 임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청소기 등의 홈클리닝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역별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까닭이다.
 
유통채널 구조도 나라별로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도국의 경우 온라인 유통망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유통 비중이 큰 양판점 등으로 들어갈 것인지 혹은 대형할인마트나 온라인 매장 등 성장하고 있는 채널로 들어갈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문 팀장은 조언했다.
 
◇진화하는 소비자, 상품기획 트렌드도 변해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중소형 가전 제조사들이 소비자들의 변화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지희 스튜디오크로스컬쳐 대표는 "소비자와 시장이 진화하고 있으므로 상품기획도 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자사 제품과 사용자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품의 사용 단계에 주목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전체 프로세스를 디자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기획자와 개발자가 정보를 독점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정보가 개방돼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한 냉장고를 사례로 제시했다.
 
문이 6개나 달린 '다도어냉장고'는 필요한 문만 열면 되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어느 쪽 문에 어떤 내용물이 담겨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 문을 여러번 여닫아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소모가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 사례는 일본인의 국민성과 관련된 것"이라며 "절약에 대한 자세가 몸에 벤 일본인들은 꼼꼼하기 때문에 이 냉장고를 선호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냉장고가 냉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서기운 전자전기과장이 참석해 정부의 '스마트 소형가전 명품화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서기웅 과장은 "국내 소형가전 제조사들은 99.4%가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라면서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정부가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우선 청소와 주방용품, 미용용품, 의류관리 용품 등 7대 품목군을 대상으로 ▲협업형 융합기술 개발지원 ▲소형가전 아이디어 사업화 ▲중소가전 유통망 확대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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