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뉴욕증시가 거침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사흘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만5484.2에 거래를 마감, 사흘 연속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31포인트(0.14%) 오른 1682.50을 기록했다. 8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난 1월 이후 최장 랠리를 이어갔다.
뉴욕증시가 다시 랠리에 시동을 걸게 된 것은 지난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유지 발언 덕분이다.
하지만 그 추진력은 양적완화가 아닌 지표와 실적에 있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랠리 이끄는 동력은 지표와 실적
◇미국 다우지수 주가 추이 (자료제공=이토마토)
월가전문가들은 최근 랠리에 대해 기대감이 아닌 실체가 있는 랠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분기 어닝시즌을 맞이해 기업 실적이 예상을 웃돌고 있는데다 경제지표 개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분기 어닝시즌의 출발은 순조롭다. 톰슨로이터와 S&P캐피탈 IQ등은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2.9%, 매출은 1% 각각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26개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65%는 전문가 예상을 상회했다. 이는 장기 평균 63%를 웃도는 것이다.
이 가운데 금융주들은 랠리의 일등공신이다. S&P캐피탈 IQ는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대형은행들의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S&P500에 편입된 기업의 평균 순이익 증가율 2.9%를 10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실제 이날 씨티그룹은 지난 2분기 순익이 42억달러로 전년동기 29억5000만달러에 비해 42%증가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순익은 주당 1.25달러로 예상치인 1.18달러를 웃돌았다.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JP모간과 웰스파고도 월가를 흡족케했다. JP모간은 주식과 채권시장 호조 덕분에 2분기 순이익이 65억 달러, 주당 1.60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31%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망치인 1.44달러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웰스파고 역시 2분기 순이익이 52억 7000만 달러, 주당 98센트를 기록, 시장 전망치인 93센트를 웃돌았다.
이 밖에 실적 발표를 앞둔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와 같은 대형은행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최대 39%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임스 골 보스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융주는 미국의 현 경제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잣대로 은행들의 실적이 좋다는 것은 그 만큼 경제가 잘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라며 "시장의 관심이 양적완화에서 어닝시즌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전망 낙관..추가 상승 기대↑
개선된 경제지표도 랠리를 이끄는 동력 중 하나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9.4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며 시장 전망치인 5.0 역시 크게 상회했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케 한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용지수가 0에서 3.26으로 올랐고 신규주문지수도 마이너스 6.69에서 3.77로 크게 개선됐다.
기업재고도 성장세를 지속해 수요 확대를 점치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5월 기업재고는 전달보다 0.1% 늘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도매판매는 1.1% 늘어나 최근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에 부합한 점도 시장심리 안정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7.5%를 기록했다. 마켓워치는 “중국의 GDP성장률은 중국 경제 속도가 둔화되고 있긴하나 글로벌 경제회복을 저해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안도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표 호조에 힘입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S&P500 지수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BoA-메릴린치는 올해 S&P500지수가 175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보다 150포인트나 올렸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1678보다 4% 높은 수준이다.
샘 스토벌 S&P캐피탈IQ 스트래티지스트도 “현재 경제상황은 고무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록행진 이어질까..모멘텀 둔화 우려
하지만 이 같은 랠리가 지속될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잠재우기엔 실적과 지표 전망이 다소 부진하다는 의견이다.
실제 지금까지 500개사 중 실적을 공개한 기업 가운데 60%이상은 순익이 예상을 웃돌았으나 매출이 전문가 예상치를 웃돈 비중은 44%에 그쳤다. 이는 장기적인 평균 61%는 물론 지난 4분기 평균 48%도 밑돈 것이다.
또 2분기 주당 이익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97개사인 반면, 전망을 웃돌 것으로 예측한 기업은 16개에 불과했다. 이를 비율로 나누면 6대1로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2001년 1분기 가장 높은 배율이라고 톰슨로이터는 전했다.
폴 맨거스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 주식리서치 대표는 “이번주 어닝시즌에 대한 시장 기대는 낮은 편”이라며 “이러한 기대에 기업들의 실적이 부합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지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이날 지수상승을 제한한 소매판매 지표 부진은 향후 경기회복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4%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0.5% 증가는 물론 시장 전망치인 0.8% 증가에 못 미친 수준이다.
리처드 가이훌리 TD증권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2분기 GDP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연준이 목표한 것에 비해 실물경기 회복이 더딘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 스윗 무디스어낼리틱스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여전히 신중한 편”이라며 “일부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모기지 금리가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 등이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말했다.
특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오는 17~18일 예정된 상·하원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할 경우 또 다시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