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장·단기 채권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만기가 긴 채권의 보유 비중이 높은 일부 대형증권사의 ‘속앓이’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증권사는 대규모 채권평가손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불과 한 달여 만에 급속히 우상향 곡선을 그린 채권금리 탓에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결과다. 평균 듀레이션 2.5~3년 이상 장기 채권의 보유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경우다. 통상 듀레이션이 길면 금리하락에 따른 자본이득이 커진다. 반대로 금리상승시 손실폭도 확대된다.
특히 매도가능, 만기보유, 단기매매(트레이딩) 계정으로 분류되는 보유 채권 가운데 매도가능 계정은 포괄자본 조정손익의 형태로 자본에 영향을 미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5~6개 대형증권사 가운데 듀레이션이 긴(2.5~3년) 매도가능 계정 채권 비중이 높은 회사 몇 곳의 평가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가평가되지 않은 이들 채권 가운데 6개월 미만 채권은 괜찮지만 듀레이션이 긴 채권은 연말 장부가 평가에 의해 큰 손실로 인식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새 채권을 산다거나 운용여건이 개선된다면 모를까 기존 보유한 포지션대로 평균 만기가 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캐피탈로스(자본손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약세장에서 온 스티프닝이라는 점에서 더욱 피곤할 것”이라며 “통상 스프레드 베팅은 기본 컨셉이 레인지 베팅이다. 과거 경험치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 것을 말하는데 지금은 레인지 자체가 워낙 리스크권”이라고 말했다.
반면 단기물 보유 비중이 높았던 증권사들은 오히려 기회가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채권금리 급등세로 장기채권을 들고 있던 증권사들은 많이 힘들었다. 반면 만기가 짧은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에겐 새 포트폴리오를 짤 기회”라고 말했다. 단기물 중심의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환매조건부채권(RP)의 안정적인 이자수익 확보에 좋은 기회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제공=대신증권)▲국고채 1년과 IRS 1년 금리 추이
국채금리와 금리스왑(IRS) 금리 간의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추가 채권평가 손실을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상승세는 진정되고 있지만 국채금리와 IRS 금리와의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증권사들의 채권가격 변동 헤지(Hedge)가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