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이달 말 제주도에서 개관하는 넥슨 컴퓨터 박물관 2층에는 넥슨 최초의 게임인 ‘바람의나라’의 초기 모습을 전시하는 공간이 있다.
8일 넥슨 컴퓨터 박물관의 개관을 기념하는 미디어 쇼케이스에는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 서민 넥슨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 김경률 애니파크 실장 등 바람의나라를 만든 원년 멤버들이 모여 그때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는 “나와 송재경 대표는 컴퓨터로 세상을 바꿔보고 싶었던 학생이었다”며 “바람의나라는 이런 마음으로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 게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바람의나라는 지난 1993년 김정주 대표가 개발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 머드 게임으로 1996년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머드(MUD) 게임이라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글'로만 즐기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의 전부였다. 바람의나라는 최초로 머드게임에 그래픽을 도입한 게임이었다,
초기 바람의 나라 개발을 책임진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당시 패키지 게임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에서 가능성을 봤다”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년 동안 코딩만 3만줄 가까이 하며 개발에 매달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당시 넥슨은 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었다. 오늘 프로그래밍을 하던 개발자가 내일이면 사라지고,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와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바람의나라’라는 만화 원작을 사용하게 된 것은 지난 1995년도의 일이었다.
김진 바람의나라 작가는 “당시 패키지 게임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었는데 김정주 대표가 말한 그래픽 머드 게임은 정말 획기적인 시도라고 생각했다”며 “젊은 시절의 김정주 대표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내 작품을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줬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지금 애니파크에서 개발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경률 실장도 당시 고등학생 바람의나라 ‘유저’에서 개발자로 함께 일하게 된 사례였다.
김경률 실장은 바람의나라 내에서 최초로 여성 이용자와 게임 내 ‘결혼’을 치뤘고, 이후
결혼 시스템이 온라인 게임 내에 자리 잡게 한 열혈 게이머였다.
게임 플레이를 직업으로 가진 국내 최초의 ‘프로게이머’로 불리기도 한다.
김경률 실장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김정주 대표님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제 아이디를 블럭하셨고,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넥슨에 놀러왔다가 입사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동시접속자 수가 많아도 20~30명 수준이었기 때문에 개발자와 이용자가 모두 친구였다”고 추억을 이야기했다.
이후 바람의나라는 동접자 200명, 1000명을 넘기며 발전해갔고, 넥슨의 직원들도 10명에서 100명, 1000명으로 커져갔다.
김정주 대표는 “바람의 나라에서 많이 쓰인 명령어를 분석해보면 ‘공격 명령’ 이외에는 어떤 친구들이 접속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ctrl + w’가 가 많이 쓰인 게임이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함께 퀘스트를 즐기고, 함께 이야기를 하는 세계 최초의 소셜게임이 바로 바람의나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바람의 나라 원년 멤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김영구 넥스토릭 대표, 서민 넥슨 대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 김진 바람의 나라 작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김경률 애니파크 개발실장,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좌측부터, 사진=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