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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집트 혼란에 치솟은 국제유가, 진정될까
수급불안에 3~6% 더 오를 수도
입력 : 2013-07-05 오후 4:00:22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국제유가가 이집트 정국불안 영향으로 14개월만에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서며 상품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집트에는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해 중동 지역 해상물류의 중추역할을 하는 수에즈 운하 파이프라인이 있다. 하루 300만~400만배럴 원유를 수송하는 이 수에즈 운하가 폐쇄될 경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원유 수출이 어려워져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다만 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과 아들리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의 임시대통령 취임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전산거래에서 유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WTI는 100엔대 위에 머물러 있다.
 
또 무슬림형제단이 "거부의 금요일에 돌입하겠다"며 강도 높은 반격을 예고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급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 위에서 상승곡선을 그려나갈 수 있을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수급 상황과 기술적인 요인들을 지목하며 단기적으로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WTI, 14개월 만에 100$ 돌파..브렌트-WTI 스프레드 축소
 
미국 독립기념일 휴장 직전일인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65% 상승한 101.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5월3일 이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상향 돌파한 것이다.
 
WTI는 5일 오전 12시12분(현지시간) 현재 전산거래에서 전거래일에 비해 다소 하락한 101.07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100달러선 위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17일 이후 무려 17% 가까이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연초에 두드러졌던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3일 브렌트유 근월물도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105달러대로 올라섰다.
 
이에 WTI에 대한 브렌트유 스프레드(가격차)는 4달러대로 좁혀졌다. 이는 20달러를 넘겼던 지난 2월에 비해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된 것이다.
 
◇WTI 근월물 추이(자료제공=CME Group)
 
◇이집트 정국 불안·수급 우려, 유가 상승 부채질
 
전문가들은 이집트 정국 혼란이 국제유가 폭등에 일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한 일간지는 "수에즈 운하가 막혀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유가가 더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에너지 시장과 주변국에 미칠 2차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빅터 슘 IHS에너지인사이트 아시아 지역 부대표도 "이집트 위기가 유가에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더했다"며 "이집트 사태가 악화되고 수에즈 운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 유가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원유 재고량이 줄어들었다는 소식도 국제 유가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3억8380만배럴로, 전주 대비 1030만배럴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2월28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 감소폭이며, 미국 원유재고가 1000만배럴 넘게 줄어든 것은 13년만에 처음이다.
 
산두 아브타르 필립퓨처스 상품부문 매니저는 "타이트한 수급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 재고 상황은 이집트 위기로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적인 요인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며, 원유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로이 메이슨 오일무브먼트 설립자는 "현재 정유소 가동이 가장 활발한 여름 시즌"이라며 "이에 따라 계절적으로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가, 이달 안에 3~6% 더 오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원유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브타르 매니저는 "원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브렌트유는 이달에 배럴당 11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이집트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WTI 가격도 이달 안에 배럴당 106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 킬더프 어게인파트너스 펀딩 파트너도 "유가는 이집트 사태로 배럴당 5달러 추가상승할 수 있다"며 "군부가 수에즈 운하를 조절하지 않는 한 WTI는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국제유가 시장의 강세 분위기를 점치고 있다.
 
제이슨 로트먼 리도아일어드바이저 사장은 "중동 불안으로 유가가 상승하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문제"며 "다만 이번 사태로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을 뚫어 향후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WTI는 단기적으로 배럴당 103.4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한 경제전문 채널도 현재 WTI와 브렌트유간의 가격 상관관계가 두 달만에 7%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던 지난 1985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역사적인 관점으로 분석할 경우, 국제유가가 1985년때와 같이 향후 몇달 간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등의 신흥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유가 상승세가 단기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짐 루오리오 TJM인스티튜셔널서비스 이사는 "유가가 이집트 사태 때문에 당분간 상승할 수는 있어도 수요가 부진하다는 자각이 확산되면 매도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럴 구피 구피트레이더스닷컴 스트래지스트도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유가는 배럴 당 108달러까지 움직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단기적인 움직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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