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장기불황의 여파로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 산업 경쟁력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8년 이후 선박 공급 과잉과 선가 하락으로 침체기에 빠져 있는 국내 중소 조선사들은 지금까지 약 20개의 조선소가 도산, 청산, 업종 전환, M&A 등으로 업계에서 퇴출된 상태로 그나마 남아 있는 조선소들도 대부분 채권단의 관리 하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지난 25일 민주당 오영식 의원과 김기준 의원이 주최한 '조선 산업 활성화와 고용안정 방안 토론회'에서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 중소 조선소들은 중국, 일본에 비해 생산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중소 조선업 기반이 무너질 경우 중국의 독점화가 가속화돼 국내 선박 기자재 산업을 물론 대형 조선업에도 피해가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 조선소들은 중국, 일본과 비교해 도크당 연 평균 건조 척수 및 물량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선박 수주 시 브로커 의존 비중이 높고 영업 인력이 부족해 영업력이 떨어지고 설계 및 연구개발 능력 부재로 보유하고 있는 자체 기술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선박 제작 시 금융권의 선수금 환급보증서(RG) 발급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계약된 수주물량을 놓치는 경우도 있으며 중국 중소 조선소와의 경쟁에서도 뒤쳐진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 연구원은 중소 조선 특별기금을 조성해 이를 기반으로 보증서를 발행하고, 정부의 R&D 자금을 활용해 중소 조선사 전담 엔지니어링 회사를 설립, 기술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연비가 좋은 고효율 친환경 선박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자체 기술력을 확보해 특수선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기불황으로 저가수주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당분간은 수익성 보다는 버티기 물량 위주로 수주하고 국내 중소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높은 MR탱커 영업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선주가 배를 인도받을 때 선박 제작 금액의 대부분을 지급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의 대금지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진수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헤비테일 지급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선박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자금 대출 또는 차입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금융부문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에 따르면 중국, 프랑스, 핀란드,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주요 조선 국가들은 국책기관 보증과 민간은행 참여로 건조비용의 80%까지 제작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박 지회장은 "조선해양산업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기간산업으로 수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전후방 연관효과도 크다"며 "제작금융을 현실화하고 조속히 법제도를 개선해 조선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