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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시장 '특단'조치.. 업계는 "공감부족"
시장 참가자 "오히려 벼랑 끝 떠미는 셈"
입력 : 2013-06-27 오전 10:33:33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정부가 회사채 시장의 연말 대규모 자금난을 우려하며 출구전략 모색에 나섰다.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채권안정 기금에 의한 매입방안과 담보부사채 활성화 방안 등 벌써부터 구체적인 ‘특단조치’ 내용이 언급되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사채 시장 정상화 종합대책’ 발표를 두고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지난 2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간부회의 발언은 그 배경이 됐다. 신 위원장이 이날 “기업 전반의 자금애로 해소를 위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마련, 적기 시행 가능토록 하겠다.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약 20조원. 이 가운데 BBB급 이하 물량은 3조원 정도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 기업은 자금조달에 있어 사실상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가 개입,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의 출자금액을 통해 채안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취한 채권안정 펀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발행,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도 점쳐지고 있다.
 
채안펀드는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로 대규모 자금을 단기간 내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이 들썩일 때마다 단골 등장한다. 지난 2008년 한국은행과 91개 금융기관이 각각 50%씩 분담, 갹출해 5조원 규모로 출범한 채안펀드는 현재 기본 틀만 유지하고 있다.
 
P-CBO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주체가 돼 회사채를 발행해 해당 기업과 채권은행에 각각 20%, 80%를 준다. 그리고 80% 가운데 56%는 구조화시켜 일반에 매각하고, 16%는 채권은행이 인수하고, 8%는 산업은행이 보유하는 형태다.
 
모두 민간 금융기관의 동참 없이는 지킬 수 없는 약속들이다. 무엇보다 민간 금융기관의 위기상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선결돼야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정부 측 발언을 두고 실제 조치 가능성보다는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형성된 회사채 금리 수준은 시장 논리로 소화될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개입해 강압적인 조치에 나설 경우 여러 가지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발적 출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한편 회사채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오히려 사태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선 지금이 과연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기만큼의 위기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기본적으로 위기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자금경색이 심각한 마당에 정부가 소화 방안을 내놓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면서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심각성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내 증권사 회사채 인수 담당자는 “한계기업 퇴출이 바람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생명 연장만 해주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경쟁력 없는 기업은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 억지로 흘러가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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