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골목상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류지영 의원 등이 지난달 24일 발의한 이 법안에 따르면 학교 인근 200m 지역인 식품안전구역(그린푸드존) 내 모든 식품 제조·판매 업소들은 판매 행위를 위해 반드시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전국문구점연합회는 "이 법안은 학교 주변 골목상권의 매출에 심각한 손실을 줄 수 있어 철회를 위한 연대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성원 전국문구점연합회 사무국장은 이날 "이 법안은 문구점뿐만 아니라 편의점, 슈퍼마켓, 분식점과 심지어 재래시장까지도 적용된다"며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되면 피자, 햄버거, 치킨, 탄산음료 등 이른바 고열량, 저영양 식품을 팔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처럼 대부분 식품을 원천적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최악의 경우 폐업하거나 업소를 이동해야 하는 등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대형 패스트푸드나 할인점에 손도 못댄 채 골목상권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최근 부산시가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실제 아이들이 학교 인근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낮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부산시가 배포한 '부산시, 청소년(어린이) 대상 식생활 관련 설문조사 결과 '에 따르면 어린이 식품안전구역 이용률은 6%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집 주변이 50%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내 매점 23%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등의 이용도 식품안전구역의 2배가 넘는 14%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7일 전국문구점연합회와 민주당 양승조 의원실은 공동으로 우수판매업소를 지정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담당 직원과 면담을 했다.
당시 면담에서 이들은 식약처 식생활안전과 담당자로부터 우수판매업소 지정범위는 국무총리령으로 지정하고 3년 이내 식품안전구역 내 모든 식품판매 업소를 우수판매업소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전달 받았다.
이성원 사무국장은 "아이들의 건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학교 인근 구매율이 낮은 상황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국 학교 주변의 영세상인들은 사실상 폐업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되면 지원금을 주는 정책이 있다고 하지만 판매 규제로 인한 손해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상품 구매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가 결국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회는 이에 따라 앞으로 전국문구점연합회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중소상인 단체, 민주당 등 정치권과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번 법안의 철회를 위해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부산시, 청소년(어린이) 대상 식생활 관련 설문조사' 자료 중 아이들의 식품 구매장소 이용률. (자료제공=부산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