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체 감염 바이러스를 이용해 마이크로RNA의 분해원리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가 마이크로RNA 과다생성으로 인한 여러 질병에서 마이크로RNA만을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치료제 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RNA(miRNA)는 길이가 23 뉴클레오티드 이하의 아주 작은 RNA 조각으로 단백질을 만들지는 않으나 발생·성장·노화 등 다양한 생명현상 등에 관여하는 조절자로서 사람의 경우 약 1000여 종의 마이크로RNA를 갖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팀의 이상현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저명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 6월12일자에 게재됐고 특허출원도 함께 이뤄졌다.
유방암이나 폐암, 림프종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마이크로RNA에 대해 생성과정의 조절기작 등이 비교적 잘 알려진 반면 분해과정의 조절기작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인류의 80%가 만성감염돼 있어 태아의 선천성 기형 발생과 장기이식 환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람 세포거대바이러스(HCMV)가 마이크로RNA(miR-17)를 특이적으로 분해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 물질을 마이크로RNA제거인자(miRDE)라고 명명했다.
아울러 바이러스의 제거인자가 숙주세포의 miR-17을 분해해야 비로소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할 수 있었던 것에서 바이러스의 독성기전도 이해하게 됐다.
실제 제거인자를 잃은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하더라도 증식이 현저히 느렸다.
안 교수는 "바이러스에서 단서를 얻어 난제로 남아있었던 마이크로RNA의 분해과정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암이나 다른 난치성 질환을 일으키는 마이크로RNA에 대한 억제제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RNA제거인자(miRDE)의 3D 예측 구조.(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