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앵커: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실제로는 해마다 기업 규제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의 의원입법을 통한 규제 증가가 한 원인이라는 분석인데요.
문제는 이달 6월 임시국회에서도 노사, 하도급, 공정거래 등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각종 규제 입법들이 줄줄이 대기 상태여서 기업규제가 늘어날 전망인데요.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규제완화가 필수인데, 갈수록 늘어만 가는 기업 규제..어떤 양상인지 심층 분석합니다. 경제부 박진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치면서 규제 완화를 추진했는데, 실질적으로는 기업 규제가 늘고 있는 모습이네요. 기업 규제 현황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기업하기 좋은 나라·손톱 밑 가시 빼기'...이는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치면서 내걸었던 슬로건들인데요. 실제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역대 정부마다 규제완화 정책들을 많이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매다 기업규제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를 보면 올해 5월 말 기준 등록규제 수는 1만4796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등록규제'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나 공공기관 내규 등을 제외한 법, 시행령, 시행규칙, 정부고시 등을 통해 만들어진 규제를 의미하는데요.
역대 정권별로 각종 법규상 등록규제 건수를 보면, 김대중 정부 초기 3년간 규제가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숫자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역대 정권별로 기업 규제 현황,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우선 김대중 정부 때는 외환위기 직후 국제통화기금(IMF)이 규제 완화를 요구한 결과 1998년 1만372건이던 규제가 2000년 6912건으로 일시적으로 줄었으나 2001년 7546건으로 증가세로 전환했고요.
노무현 정부 때도 매년 규제가 증가했습니다. 지난 2003년 7707건이던 규제는 2006년 8084건으로 늘었는데요.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과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에는 각각 5166건과 5186건으로 급감했지만, 이는 규제를 없앤 것이 아니라 규제분류 방식을 건수별 집계에서 산업별 대분류로 바꾸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기치로 규제완화를 표방했던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집권 기간 동안 등록규제 건수가 2008년 5186건에서 2012년 1만3914건으로 2.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정권 초기부터 '전봇대 뽑기' 등 규제 완화를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규제가 크게 늘어난 셈입니다.
'손톱 밑 가시 빼기'를 정권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 박근혜 정부 역시 올해 출범한 후 1338건의 규제가 신설되고 456건이 폐지돼 5월 말 현재 규제건수가 1만4796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정말 해마다 기업규제가 늘고 있는 실정이군요. 이러한 기업 규제 증가, 대체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자: 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규제 양산의 원인 중 하나로 의원입법을 통한 규제 증가가 꼽히고 있습니다. 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지난 18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규제 관련 법안은 2923개로 정부가 발의한 규제 관련 법률안(349개)의 8배 수준이었는데요. 의원 발의 법률안 중 63%인 1848건이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번달 임시국회에서도 노사, 하도급, 공정거래 등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각종 규제 입법들이 줄줄이 대기 상태인데요. 19대 국회가 출범한지 5개월 만에 4567건의 의원입법이 발의돼 기업 규제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기업들의 규제 완화를 위한 대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기업들이 신바람 나서 투자를 하게 만들려면 의원들의 규제만능주의 입법을 사전에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경련은 "규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규제 내용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사회 변화에 뒤쳐졌거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는 폐지, 또는 대폭 완화하고 신설 규제는 일몰제 적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영향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영국처럼 기존 규제를 폐지하는 경우에만 규제신설을 허용하는 '규제비용 총량 관리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앵커: 네, 분석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