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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제 안위 내려놓겠다”..새벽녘 심경 전해(종합)
입력 : 2013-06-03 오전 10:00:30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3일 “제 개인의 안위는 모두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칼끝이 자신을 향하자 마지막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새벽 1시12분경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참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저와 우리 그룹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태에 대해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임직원 여러분이 느꼈을 혼란과 실망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그룹의 성장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온 임직원 여러분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주위로부터 불편한 시선을 받게 했다는 생각에 너무나 미안할 뿐”이라며 자신의 일로 인해 그룹과 임직원이 상처받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이어 지난 1993년 CJ그룹 경영자로서 가졌던 첫 행사를 떠올렸다. 그는 “그때 신입사원들의 희망찬 눈빛과 열정을 지금도 기억한다”면서 “당시 100여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신입사원 온리원 캠프 참가자가 1000명이 넘는다. 그룹 출범 당시 6000명에 불과했던 임직원도 4만여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그룹이 성장하는 사이, 최고 경영자로서 느낀 무게와 책임감도 그만큼 컸음을 고백한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특히 무엇보다도 절실했던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 중에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제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 과정에서 저를 도와 준 임직원들의 과오가 있다면 그 또한 저에게 책임이 있음을 밝힌다”면서 “저의 잘못과 부덕의 소치로 인해 임직원과 회사가 더 이상 고통 받고 피해를 겪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금 조성 및 운영 등이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한 관행적 조치였다는 해명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회장은 “CJ그룹은 회장 저 개인의 것이 아니다. 매일 출근하고, 회의하고, 현장을 누비며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는 여러분의 것”이라며 주인의식을 상기시킨 뒤 “이번 사태로 여러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여러분의 꿈과 여러분의 일터가 이번 일로 상처 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저 개인의 안위는 모두 내려놓고, 우리 CJ와 임직원 여러분들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은 우리 CJ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하나 마음을 모아 달라. 작은 설탕 공장에서 시작해 한국경제의 주춧돌로 성장해 온 CJ에 대한 애정과 긍지를 영원히 간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끝으로 “임직원 여러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면서 “리더인 제가 여러분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힌 점, 정말 가슴 깊이 사죄한다. 여러분이 받은 상처와 아픔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두고두고 갚겠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CJ 측은 이번 일로 그룹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임직원의 사기가 저하되자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림과 동시에 그룹의 동반추락만은 막겠다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이날 새벽 이 회장이 메일을 남긴 것에 대해 주목하며 동정론도 급속하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재계 역시 이 회장이 구속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신변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받아들였다. CJ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구속되기 전 마지막 당부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장이 처한 어려움과 복잡한 심경이 글 전반에 묻어난다. 자신은 버리는 대신 조직을 구하겠다는 생각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여전히 냉정함을 잃지 않으며 비자금 수사의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검찰은 특히 이 회장이 불법 비자금 조성과 운영 등이 개인의 비위가 아닌 “그룹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취해졌던 각종 조치들 중 하나”로 본 것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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