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박승원기자] 새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주식시장내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지만, 일부 투자자들을 소위 '봉'으로 여기는 행태는 여전한 모습이다.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와 당국의 미온적인 관리 감독속에 정보에 제한된 '푼돈'을 모아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분통만 터뜨릴 뿐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축배관재 전문 생산업체인
애강리메텍(022220)은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임직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 사실을 통보받았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단기매매차익을 얻은 사람은 회사의 임원과 직원 등 총 2명으로 취득금액은 약 4000만원에 달한다.
규정에 따르면 금감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 통보를 받은 회사는 해당 공문접수 직후부터 발생한 시세차익이 반환될 때까지 해당사실을 공지해야 한다.
애강리메텍은 금감원의 공문이 접수된 날 30일부터 해당 단기매매차익을 회사로 반환한 지난 2일까지 3일간 회사 홈페이지에 이와 같은 사항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임직원 단기차익매매 '4000만원'.."추후조치 다했다"
회사측은 내부자 정보에 따른 임지원의 시세차익 발생에 대해 법적 규정상 의무와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애강리메텍은 공문접수후 이같은 사실을 홈페이지 게재하고 직원 징계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애강리메텍 IR 담당 임원은 "임직원 단기매매차익 발생 사실과 관련해 기준은 해당 사실이 발생하면 당일 하루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돈을 갚으면 (해당 공지사항을) 내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원의 400만원은 단기매매차익이 맞지만, 임원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부분으로 시세차익보다는 몰라서 했던 부분"이라며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던 부분에서 금감원이 차익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회사 역시 해당 임직원에 대해 크게 문책을 내려 현재 임직원에 대한 징계가 진행중이고,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전임직원 대상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소액 주주, 알권리 침해·경영진 도덕적 해이.."내가 봉이냐"
하지만, 회사측의 적법한 절차 진행 주장과 달리 일부 개인 투자자는 "주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임직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 사실에 대한 공시가 실제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는 법정공휴일에 맞춰 홈페이지에 게재돼 실제 투자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애강리메텍은 지난달 30일 금감원으로부터 단기매매차익 발생 사실을 통보받고, 당일 6시에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게재하고, 이틀이 지난 2일 오전 10시경에 삭제했다.
문제는 5월1일은 근로자의 날로 주식시장 휴장은 물론 대부분의 회사가 휴무를 하고 있어 해당 상황에 대한 투자자의 인지가 어려웠다는 것.
한 개인투자자는 "공식적인 휴일에 단기매매차익 발생 사실을 공시한 것은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의도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소액 주주를 기만하는 처사"라며 "3일이라는 주장도 사실은 따지고 보면 고작 하루만 공지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해명노력이 부족한 가운데 추가적인 사안도 있을 수 있다는 의문도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금액이 크던 적던 회사 직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차액을 실현한 사안이라는 점이 문제"라며 "실제 밝혀진 거래차익이외에 차명계좌를 통해 얼마든지 더 많은 차익을 거둬들였을지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눈가리고 아웅'식의 조치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임직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 사실과 관련해 회사측은 사과문조차 게재하지 않고 이후 사고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조차 주주들에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이번 건에 대해 회사측에서 재발방지노력을 위한 어떠한 공지도 없었던 점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대표이사로서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취하는 임직원에 대한 조치를 명확히 해 향후 투명성을 제고해야하는 노력을 간과했다"고 질타했다.
◇당국, 미온적 반응 일관..정기공시 의무 필요
미온적인 금융당국의 태도도 소액투자자들의 질타의 대상이다.
정부가 주가 불공정거래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실제 발생사안에 대해 투명성을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상장사 임직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 자체를 불공정거래로 볼 수만은 없다"며 "불공정거래는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단기매매차익 발생은 주주가 회사에 반환하라는 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어 민사 대상으로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예방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 임직원이 단기매매차익을 회사에 반환하지 않을 경우에만 분기보고서에 게재될 뿐, 조치가 마무리된 이후에까지 휴일임을 이유로 기간을 확대하는 것도 제도적으로 불합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도 "단기매매차익은 실시간으로 생기고 반환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분기별로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금감원 직원들도 건별로 거래내역을 매번 모니터링하지 못하는데다 조사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것들로 기간이 오래된 사안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사실에 대한 명확히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공지의무를 강화하고, 재발방지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지 않는한 이후 추가적인 동일 사고방지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사 임직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은 반환 제도가 있어 내부자 거래와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내부자 거래로 이어질 잠재적인 가능성은 내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임직원의 단기매매차익 발생과 관련해 회사 홈페이지에 해당 사안을 공시하는 것만으로는 개인투자자가 정보를 알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등 상장사의 정기공시 내용에 항목을 추가해 해당 사안을 게재해 투자자의 정보 접근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