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승희기자] 정부가 한국거래소(KRX)와 경쟁할 대체거래소(ATS)를 연내에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자본시장에서의 '경쟁'으로 혜택이 모든 종목이 아닌 최상위 종목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9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호주자본시장연구센터(CMCRC)가 ′호주 자본시장 발전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공동 컨퍼런스에서 마이클 에이킨 CMCRC 대표는 "자본시장의 '경쟁' 도입은 그 자체가 민감한 이슈"라며 "일시적인 결과지만 차엑스 도입 후 호주는 1억6000만 달러 가량의 후생효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호주는 지난 2011년 대체거래소인 차엑스(Chi-X)를 도입했고, 그 결과 최상위 150종목만 고무적인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에이킨 대표는 이어 "아직 자본시장에서의 경쟁이 본격화 되지는 않았지만 차엑스를 통해 경쟁이 활성화됐고, 시장에 참여하는 증권사의 비용이 감소하는 등 순기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분할로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다수의 종목이 아닌 상위 종목에만 혜택이 쏠릴 수 있다"면서 "시장에서의 '경쟁'이 모든 경제주체에 이롭지 못하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차엑스가 불러온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거래비용·가격발견 등 시장의 효율성과 내부자거래·시장조작 등 건전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효율적 시장이 거래비용이 낮은 시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부연설명했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경쟁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 70개의 시장이 존재하게 됐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이 시장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았다"며 "경쟁 자체도 한계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에 경쟁을 도입했을 때 소형주의 유동성을 도울 방안을 고려하지 않으면 시장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