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일본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온 일본펀드가 국가별 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시장에 돈을 풀어서라도 경기부양에 올인하겠다는 ‘아베노믹스’ 효과에 따른 엔화 약세가 일본 증시를 끌어올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지속과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 등을 감안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일본펀드 투자는 매력이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日펀드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 18.06%..'아베노믹스' 효과
4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일본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기준일 2월28일)은 18.06%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별 해외주식펀드 가운데선 가장 우수한 성과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3.50%의 수익률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환헤지(미래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를 한 펀드의 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환헤지 펀드 가운데선 신한BNPP탑스일본증권투자신탁 1[주식-재간접형]의 3개월 수익률이 23.40%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피델리티재팬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I(22.88%), 슈로더재팬알파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종류A(22.28%), 한화일본주식&리츠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재간접형]종류A(22.01%),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A)(19.55%) 등이 이었다.
반면, 환노출 펀드의 수익률은 환헤지 펀드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일본의경쟁력부품소재증권자투자신탁 1(H)(주식)종류C2의 3개월 수익률이 13.58%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했고, 삼성KODEX JAPAN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10.18%),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lass A(8.17%) 등의 순이었다.
일본펀드가 이처럼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 것은 '아베노믹스' 효과에 따른 엔화 약세로 일본증시가 급등한 영항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11월1일 79.82엔이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93.43엔으로 치솟았다. 엔화가치가 지난 4개월간 17% 넘게 폭락한 것.
이러한 엔화 약세에 힘입어 지난해 12월3일 9458.18에 머물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같은 달 19일 8개월만에 1만선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47.02포인트(0.41%) 상승한 1만1606.38로 거래를 마감해 올 들어 두 번째로 1만1600선대에 진입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베효과에 따른 엔화 약세로 일본 증시가 상승하면서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도 "지역펀드는 주식형 펀드들만 포함시키고 있다"며 "일본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 상승이 일본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日펀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 떨어져"
최근 일본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증시가 과열된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지속과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일본펀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배 연구원은 "현재 일본의 엔화 약세가 실험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엔화가 단기간에 25% 가량 급락한데다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도 단기간에는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가 내년에 돈을 찍어내는 점을 이용해 엔화 약세가 주춤하고 강세로 돌아서는 경우엔 전략적인 투자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일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도 "현재 엔저 효과가 일본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실제적인 효과에 대한 검증이 나오지 않는 한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며 "이미 일본의 재정적자 상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