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근혜 당선자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다. 대선 득표율(51.6%)를 약간 상회하던 지지율이 50% 아래로 추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4~7일에 전국 1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당선자는 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29%,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17%였다. 이번 조사는 오차범위 ±2.8%에 신뢰도 95%이다.
박 당선자는 첫 조사가 이뤄진 1월 셋째주에 55%를 기록한 이후 같은 달 넷째주와 다섯째 주에 각각 56%와 52%를 기록하며 좀처럼 역대 당선자 최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지지율 정체의 이유로 각 진영은 박 당선자의 독단·불통 이미지 때문이라는 분석과 역대 가장 치열했던 대선전을 겪었기에 야당 지지자들의 마음이 아직 돌아서지 않았다는 분석을 각각 꼽고 있다.
시민들도 지난 대선에서의 투표 후보에 따라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 당선자에게 투표했던 사람들은 대체로 지지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공직에서 정년퇴임했다는 문 모(63)씨는 박 당선자의 지지율에 대한 질문에 "취임도 안 한 당선자의 지지율을 묻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지지율 조사가 취임도 안 한 당선자의 발목을 쓸데없이 잡고 있다"고 조사 자체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경남 통영 출신의 이 모(59)씨 역시 "취임도 안 한 대통령의 지지율을 언급하는 건 무의미"라며 지지율의 의미를 애써 무시했다.
공기업에 다닌다는 홍정우(34)씨는 "여성대통령이 탄생했으면 하는 마음에 박 당선자에게 투표했다"며 "그의 불통 행보를 보면 답답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은 당선자 신분이기에 좀 더 지켜봤으면 좋겠다"며 "언론과 야당이 박 당선자를 너무 흔들려는 것 같다"며 지지율 하락을 언론과 야당 탓으로 돌렸다.
반면 야당 후보에게 투표했던 사람들은 박 당선자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대전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오영주(40)씨는 박 당선자에 대해 "지지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며 "공약과 다른 최근의 행보를 보며 그나마 있던 기대마저 사라졌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인 왕수정(33)씨는 박 당선자의 당선 이후 행보에 대해 "야당 지지자들이 그에게 가졌던 불만을 고칠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국민대통합을 말하는 사람으로서의 행보라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일방주의 행보에 불만을 표시했다.
대기업에 다닌다는 이 모(29)씨는 "박 당선자가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됐지만, 동시에 역대 최다 반대표도 받은 후보였다"며 "그가 반대표를 의식해서라도 일방주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의 행보를 보면 야당 지지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의 불통 이미지를 비판했다.
이런 야당 지지자들의 냉소는 지지율 조사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두번째 조사에서 19%에 그쳤던 비율이 최근 두번의 조사에서 21%와 29%를 기록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지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지난달 2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박 당선자의 지지율에 대해 "감동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것과 인사 문제로 이미지 훼손을 입었다"며 "지지도는 한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지지율 하락세를 염려했다.
그러나 박 당선자는 이런 우려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 조사에서 박 당선자가 '잘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인사 문제(42%)'에 대해 반성 보다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된다"며 제도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도덕성을 비공개로 검증해 인사 논란을 피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지난 3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식으로 가지 않고 후보자의 정책·철학을 검증하는 형태로 운용되려면 인사청문회 사전과정에서 신상털기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박 당선자의 발언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