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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시카고 심포니 명성 그대로의 공연
명확하면서도 따스한 연주 돋보여
입력 : 2013-02-07 오전 10:29:36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이 드디어 열렸다. 명성 그대로의 공연이었다. 정확한 주법과 유연한 감정 표현으로 관객의 몰입도가 극대화됐다.
 
이틀간의 일정 중 첫날인 지난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다장조 작품번호 551 '주피터'와 브람스 교향곡 2번 라장조 작품번호 73을 연주했다.
 
미국 독감으로 내한을 취소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대신 로린 마젤(83)이 지휘봉을 잡았다. 세계적인 거장 중 한 사람인 무티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마젤의 명료하고 섬세한 지휘 덕분에 가뿐히 떨쳐낼 수 있었다.
 
로린 마젤은 뉴욕필을 이끌고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감행했던 지휘자이고, 지휘자 명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를 무려 11회나 연주한 이력이 있다. 오는 4월 중순 뮌헨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할 예정인 그가 한국무대를 조금 미리 밟은 셈이다.
 
R석이 36만원에 이르는 등 티켓가격이 비싼 탓인지 이날 공연장에는 군데군데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연주는 티켓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를 했다.
 
로린 마젤은 음악의 큰 구조를 명확하게 짚어내는 한편 세부적인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살리며 지휘했다. 크고 작은 명료한 포인트를 만드는 한편, 사라지는 소리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지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드럽고 통일된 소리를 내는 현악의 경우 마치 파트별로 한 사람이 연주하는 듯 정확한 주법을 자랑했다. 플룻과 오보에, 트럼본을 비롯한 관악기의 음색이 돋보인 점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수석 플루티스트 매튜 뒤포어(Mathieu Dufour)는 탄탄한 호흡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연주를 선보여 시종일관 눈길을 끌었다. 관악파트의 생생한 연주 덕분에 음악의 구조가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첫 곡인 모차르트 교향곡 '주피터'의 1악장에서는 미끄러지는 듯한 현의 활주와 마치 페이더를 순식간에 올리고 내리는 듯한 역동적인 볼륨 조절이 돋보였다. 2악장의 경우 부드럽게 시작했다가 순식간에 두터워지는 현악 파트가, 3악장에서는 현악 사이사이로 치고 들어오는 관악의 명확한 역할 담당이 두드러졌다. 4악장에서는 파트별로 합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서 입체적인 윤곽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휴식 후 두번째 곡 브람스 교향곡이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오케스트라 단원수도 50명 수준에서 80여명으로 늘어났다.
 
1악장에서 바이올린과 호른이 목가적인 분위기로 연주를 시작하다 엄청난 볼륨의 푸가 형식으로 순식간에 넘어가는 모습이 관객을 압도했다. 이어 2악장에서는 첼로를 위시로 하는 저현부의 이지적인 선율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관악파트, 고현부가 차례로 선율을 이어받으며 음을 풍성하게 쌓아가는 모습이었다.
 
3악장은 따뜻한 느낌의 오보에 연주로 시작해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부로 이어지는데 빠른 템포의 스케르초를 잘 살려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4악장에서는 장대하고 밝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현악기를 바탕으로 트럼펫과 트롬본 등 금관악기의 힘 찬 소리와 목관악기의 아기자기함이 어우러지면서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했다.
 
노익장의 유려한 지휘와 시카고 심포니의 따뜻한 연주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앵콜곡으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과 바그너의 로엔그린 3막 전주곡 등 총 두 곡이 연주됐다.
 
시카고 심포니는 두번째 공연을 위해 7일 저녁 다시 한번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단단하고 짜임 있는 연주를 다시 한 번 만끽할 기회다. 프로그램은 베르디의 시칠리아의 저녁기도 서곡과 멘델스존 교향곡 4번 가장조 작품번호 90 '이탈리아', 베토벤 교향곡 3번 내림마장조 작품번호 55 '영웅' 등이다.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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