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LIG아트홀 레지던스 작가로 활동 중인 뮤지션 최수환의 사운드아트 공연 <우주인을 위한 배경음악>이 지난 14일과 15일 LIG아트홀에서 열렸다. 가장 앞서가는 한국 사운드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공연답게 음악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러나 공연으로서의 유기성은 여전히 중요한 숙제로 남았다.
최수환을 중심으로 뮤지션 권병준, '3호선 버터플라이'의 김남윤, '속옷밴드'의 니나이언 등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려졌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운드와 테크놀로지를 결합하는 연주방식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공연 전반적으로 즉흥성과 인터랙티브한 요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권병준의 경우 손에 전자기기를 부착해 손동작에 따라 소리가 변화하게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각기 다른 개성의 뮤지션들의 공연을 하나로 묶는 과정이 아쉬웠다.
공연은 초반부터 제의적인 성격을 전면에 드러냈다. 공연팀은 무대 전면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그 위에 자그마한 단을 마련해 그곳에서 연주를 시작했다.
커다란 검정 색 고깔을 쓴 뮤지션이 인간을 상징하는 석고두상 앞에서 마치 무당처럼 방울을 흔든 후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된다. 청신, 오신, 송신으로 대표되는 굿의 형식을 빈 것으로 추정되는데 방울을 울림으로써 음악의 신을 청하고, 스크린에 투사된 메시지를 통해 신의 뜻을 전달하며, 마지막에는 밴드의 신나는 연주를 통해 감사의 마음으로 신을 환대하며 돌려보내는 형식이다.
제의 형식은 <우주인을 위한 배경음악>이라는 제목만큼이나 재치있는 아이디어였지만 정작 공연에서 선보인 각각의 음악과는 무관한, 다소 거친 형식이었다.
개별 뮤지션의 공연은 사운드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었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연의 양식과 내용이 충돌하면서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기도 했다. 차라리 간결하게 뮤지션 각각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선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이 앉는 좌석에 에어캡, 일명 뽁뽁이를 덧씌워 놓은 것도 다소 허무했다.
좌석에 앉을 때 노이즈를 내게 한 것은 관객이 이 곳에 소리로서 존재한다는 해석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착석할 때 잠깐 나는 소리는 너무나 미약했고 찰나적인 것에 그쳤다. 공간에 대한 새롭고 적극적인 해석이 공연에서 계속 이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결국 '소리와 우주'라는 주제로 우주를 공명하는 소리의 흔적을 찾아낸다는 컨셉트의 시현은 절반의 완성에 그쳤다. 뮤지션들이 선보인 엠비언트 음악, 미니멀 음악이 공연장에서 시각적으로까지 재구성 되려면 좀더 면밀한 유기적인 구조가 필요하다.
극장에서 개별 음악에 대한 반응을 넘어서 관객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상상의 소리 풍경'을 구축하고자 한다면 관극경험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좀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