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최근 벤처캐피탈의 보수화가 정책자금에 자리를 내줬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대해 벤처캐피탈업계가 분석의 한계를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액이 전년도에 비해 줄기는 했어도, 지속적으로는 증가추세에 있는데다, 정책적 지원을 받은 벤처기업들 상당수가 벤처캐피탈로부터도 동시에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KDI "벤처투자기관 지원 벤처기업 2.5% 불과..벤처캐피탈 보수화"
KDI는 지난 12일 '제2의 벤처 붐을 맞고 있는가? :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성장에 대한 분석'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벤처캐피탈 확충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벤처로 인증된 기업 4만4831곳 가운데 기술평가보증 및 대출 기업은 전체의 90.6%를 차지했다.
기술평가 보증ㆍ대출 기업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기술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중소기업으로 정책적 의도로 추가된 벤처기업 유형이다.
반면 벤처투자기관으로부터 자본금의 일정 비율(10%) 이상을 투자받은 벤처투자기업은 2.5%, 연구개발기업은 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책적 지원대상의 급증 외에도 벤처캐피탈의 보수화가 큰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0년 후반부터 신규 벤처투자기업의 규모(매출액)이 현저히 커지고 있는 것은 벤처캐피탈이 1990년대 말과 비교해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보수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KDI는 벤처캐피털의 보수화가 모험적 창업의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벤처캐피털 확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 "벤처캐피탈 투자증가·정책지원 기업 상당수에 중복 지원"
하지만, 벤처캐피탈 업계는 KDI의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액이 전년도에 비해 줄기는 했어도, 올해 월간 기준으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말까지 전체 국내 벤처캐피탈은 총 8329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654억원보다 1325억원 적은 수치다.
하지만, 올해 9월 한달 동안 46곳의 벤처캐피탈은 총 1173억56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8월의 635억4400만원에 비해 84.6%나 급증했다.
7월과 8월에 각각 83곳과 78곳이었던 투자기업 수 역시 9월에는 100개로 크게 늘어났으며 업체당 평균 투자 금액은 11억7300만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9월 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집계한 월별 실적에서도 돋보이는 수준이다. 지난 9월을 제외하고 한 달에 1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단행된 때는 4월(1003억원)과 6월(1250억원) 두 달뿐이었다.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액이 제한적인 가운데 벤처캐피탈은 해당 기업의 사업모델, 성장성,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판단해 투자한다"며 "올해 전체 투자금액이 조금 줄었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받는 기업이 적다는 것을 벤처캐피탈의 보수화로 표현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책적 지원을 받은 벤처기업들 상당수가 벤처캐피탈의 지원을 중복으로 받고 있는 점도 KDI 보고서의 한계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KID의 보고서가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적 지원을 받은 벤처기업 확인 유형을 대상으로만 분석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이 두 기관의 확인을 받은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받은 기업"이라며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으로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