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재계, 문(文) 열고 안팎(安·朴) 보니 '한숨'
입력 : 2012-11-08 오전 11:01:4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온통 벽이다. 항변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반발로만 인식될 뿐이다. 화답은커녕 역공만 불러왔다. 성난 민심은 경제민주화를 정치 쟁점화 시켰다. 대선은 이미 재벌개혁 전쟁터로 변했다. 치열한 수위 싸움만 있을 뿐이다. 거악(巨惡)이 돼 버린 재계 표정이다.
 
그럼에도 항변은 이어진다. 발의된 법안만 수용 한계치를 넘었다.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출총제 부활 등 그간 논의됐던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이어 계열분리명령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극단적 규제까지 칼집에서 빼들었다. 법인세 강화는 물론 부유세 신설까지, 갖은 증세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저항해서라도 완화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만난다. 8일 오전·오후 연이어 안철수, 박근혜 후보를 만나 접점 찾기에 나선다. 신경전만 벌이기엔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하다는 게 재계 부담이다. 때문에 적절한 당근 제시를 통해 채찍을 일부 거둬들이게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근 각 그룹사들이 경제위기를 이유로 내년도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며 한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수순밟기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먼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찾는다. 유력 대선주자 3인 가운데 처음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을 비롯해 경제민주화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 홍종호 혁신경제포럼 대표, 정연순 대변인 등이 안 후보를 수행해 배석한다. 이번 만남은 안 후보 측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재계, 특히 대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대표적 경제단체와의 만남에서 경제민주화와 성장이 맞물려 선순환하는 ‘두바퀴 경제론’을 통해 성장을 도외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우려는 덜면서도 재벌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선 한 치 물러섬이 없을 것으로 보여 양측의 신경전은 극에 달할 수도 있다.
 
전경련에서는 허창수 회장과 정병철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회장단 일원인 이준용 대림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김윤 삼양 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따로 회장단 회의를 갖고 직접 맞닥뜨린 대선주자들의 재벌개혁 수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대응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열리는 마지막 회장단 회의인 만큼 각 그룹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연대를 통한 전선 구축보다 정치권 눈치 보기를 이유로 대다수 총수들이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들이 전경련의 미지근한 반격을 못 미더워하는 터라 자칫 전경련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허창수 회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같은 날 오후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한국경총, 중기중앙회 등 주요 경제 5단체를 이끌고 있는 각 수장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마주 앉는다. 5단체장이 대선후보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 역시 일정 부분 재계의 우려를 더는 데 주력하면서도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에 대해선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당내 분란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 만큼은 관철시킨다는 게 박 후보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5단체장들은 이에 맞서 대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 전환은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축시켜 끝내 성장을 꺾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5단체 공동명의의 건의문을 박 후보에게 전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 건의문에는 정치권이 논의 중인 각종 규제 법안의 불합리성에 대해 조목조목 재계 반론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다음주 무역협회와 함께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달 15일 대선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상의가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문제는 '기업'이 아니고 '재벌'이다. 반칙과 특권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의 일성에 참석자들은 눈앞에 닥친 ‘현실’을 뼈저리게 절감해야만 했다.  
 
김기성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