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만에 글로벌 제약사와의 결별로 국내 신용평가사(신평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한국신용평가는 한독약품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달 말 한독약품의 신용등급 A를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이는 최근 한독약품의 최대주주인 훽스트(글로벌 제약기업 사노피 자회사)사가 한독약품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사노피의 잠재적 지원 가능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7일 한독약품의 최대주주인 훽스트사는 보유지분 580만주(지분율 50%)를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과 국내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47.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 등극하고, IMM프라아이빗에쿼티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결국, 지분 매각으로 한독약품은 지난 1964년 이후 이어져온 훽스트사와의 합작관계가 정리돼 김 회장을 중심으로 한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되는 것.
문제는 한독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 계열로서 누려온 사업적 긴밀성과 잠재적 재무 지원 가능성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그동안 한독약품은 사노피 계열로서 주요 원제 독점 매입, 위탁생산 수행, 판매전략 공유 등 사업적으로 계열사간 강력한 결속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누려왔다.
하지만, 한독약품의 신용도를 지지한 사노피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대외신인도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장기적인 사업과 재무 측면에서의 지원 가능성이 저하될 전망이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기존 사노피에서 도입하는 품목의 국내판매 사업은 계속 유지될 계획"이라며 "사노피와의 오랜 신뢰관계, 회사의 우수한 영업망, 생산시설 등을 바탕으로 마케팅, 제조 등에서 포괄적 협력관계는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책임연구원은 "하지만, 과거 대비 사노피와의 사업적 긴밀성은 일정부분 약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회사인 사노피의 잠재적 재무 지원 가능성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도 "한독약품은 지분구조 변경 후에도 라이센싱, 프로모션, 유통·제조 등의 분야에서 사노피와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계획으로 단기적인 사업구조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노피와의 결속력이 약화돼 장기적인 사업과 재무 측면에서의 지원 가능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분변경이 최종 완료 여부와 제반 상황 변화를 면밀히 살핀 뒤 최종적으로 한독약품의 신용등급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