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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證 "내년 해외채권 투자 지역 다각화"
오종현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장
입력 : 2012-10-05 오후 12:34:31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올해 미국과 유럽의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많이 냈는데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다소 의문이 듭니다. 내년엔 투자 대상 국가를 다변화할 생각입니다.”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의 수장(首長), 오종현 이사(사진)는 5일 이같이 말했다.
 
대우증권의 유럽채권 투자는 지난해 말 본격화됐다. 인력과 조직, 시스템을 정비했고 올 연초엔 홍콩 데스크를 꾸려 현지에 6명의 전문인력을 파견했다.
 
올해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의 벤치마크(BM) 대비 시장 수익률은 500%를 상회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시행할 때마다 활발한 매매를 통해 화끈한 수익을 낸 결과다.
 
“아직 미국과 유럽의 변동성을 즐길만한 룸이 있지만 새 수입원 개척을 위해 내년도 해외채권 분야에서의 새로운 투자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우증권은 최근 이태리와 스페인 단기물 채권을 제하곤 모두 매도,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태다.
  
◇채권운용에 필요한 ‘네 가지’..‘야성’ 우선돼야
 
“운용의 핵심은 수익 아니겠어요. 이를 위해선 ‘야성(野性)’으로 표현되는 실행능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확률적으로 옳은 판단은 반드시 행동에 옮기는 게 바로 그것이죠. 여기에 남들이 하지 않는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감각이 보탬이 됐습니다.”
 
오 본부장은 채권운용에 있어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머리(분석능력과 아이디어), 운동신경(순발력), 야성(용기) 그리고 순수함(도덕성)이 바로 그것. 이 가운데 한 가지만 빠져도 부족함은 드러난다는 것이다.
 
“‘대우증권’보다 똑똑한 사람은 시장에 많습니다. 하지만 야성과 베짱이 부족합니다. 이를 두루 갖춘 대우증권이 단연 최고라고 여겨지는 대목이죠. 일각에선 대우증권을 공격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전진과 후퇴를 잘 활용할 뿐입니다.”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는 상대매매 전략에 강하다. 투자 아이디어에 강하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도, 2009년 금리 대세상승기에도 상대매매전략을 이용해 많은 수익을 냈다. 대우증권 채권하우스의 장점으로 꼽히는 ‘적극적 매매전략’이 그 바탕이 됐다.
 
현재 KDB대우증권의 채권운용 사이즈는 10조원 규모다. 운용 사이즈가 큰 만큼 베팅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수익도 크다. 찬스다 싶으면 많게는 2조원씩 베팅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채권 운용 실력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수익률 자체만으로는 세계적으로 별로 비교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에 비해 자본금이 취약해 깔고 가는 캐리투자는 할 수 없지만 회전률이 워낙 크다보니 규모가 크지 않아도 캐리 수익 없이 순수 매매차익만 챙겨도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거죠.”
 
매크로가 중요한 해외채권의 경우 감각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터프한 운용에도 물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오 본부장은 말했다. 정확한 분석과 딜링에 힘입었다는 설명이다.
 
“해외채권 투자에 앞서 매크로화된 시스템에 의해 뷰를 정했습니다. 금리를 점치는 일에 있어 잘 맞춘다고 하는 건 건방진 얘기지만 운영성과를 보면 우연은 아니지 않을까요.”
 
◇두 차례 심장시술 후 쟁취한 챔프
 
채권운용 경력만 올해로 16년째인 오 본부장에게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지난날은 성장동력이 됐다. 2008년 리먼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사태로 그는 두 차례에 걸쳐 부정맥 시술까지 받았다.
 
“덕분에 심장이 튼튼해졌죠. 과거 다소 소심했던 성격이 어느 정도 대범해진 계기가 됐습니다. 훈련을 통해 성격이 개조된 거죠. 여러 고초를 겪으면서 성과는 좋아졌고 그러면서 채권이 점점 적성에 맞는 것 같았어요. 앞서 운도 좋았죠. 채권시장에 시가평가제가 도입되며 소위 채권 1세대라는 선배들 보다 먼저 배울 기회가 생겼어요. 각종 평가시스템이 들어오던 시점, 그 부분을 처리할 인력이 별로 없었습니다. 당시 닥치는 대로 책과 논문을 읽으면서 채권평가사 시스템 분석에 빠지게 됐습니다. 무거운 짐이 오히려 기회가 된 거죠."
 
국내 최초로 옵션과 채권을 접목한 오 본부장이다. 옵션과 채권이 동시에 가진 건 시간가치다. 주식의 경우 시간에 따른 가격 변동은 없다. 예컨대 열흘 동안 장이 쉬어도 주식 값은 그대로지만 채권과 옵션의 가치는 변하게 마련이다.
 
2000년 서울투신(현 KDB자산운용) 재직 시절엔 이를 접목해 성과를 냈다. 변동금리부채권(FRN)을 통해 당시 대우 사태 후유증으로 1000억원 수준에 머물게 된 크린펀드를 7조원까지 늘리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당시 예금보험공사채 FRN을 저평가 초기에 엄청나게 매집했습니다. 우연히 간 세미나에서 예보채 FRN이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는 사실을 접하곤 곧장 실행한 거죠. 당시 금리가 급등하던 시기였는데 이자를 제외한 채권가치만 6%나 상승했어요. 금리가 오르는 장에서 타사는 대부분 손실이 났지만 제 쪽은 거꾸로 펀드 상한가를 쳤어요. 승승장구 했던 거죠.” 
 
◇음지(陰地)에 머문 채권시장, 재조명해야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조직이 가장 방대하다. 채권운용부와 채권상품부, 채권전략팀, 머니마켓팀 등 4개 부서, 32명에 홍콩 데스크 인력까지 포함하면 총 39명이다.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는 사내 가고 싶은 부서 최상위권에 선정될 만큼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에 반응한 결과죠. 하지만 일반에게 채권분야는 증권분야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주식은 ‘한방’이 있는 곳이고 채권은 동전 줍는 사람 정도로 취급되고 있는 게 사실이죠.”
 
여전히 음지(陰地)에 머문 채권시장을 재조명하는 것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주식은 시장대비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 10%를 내기도 어려운 시장이지만 채권은 수백% 아웃퍼폼이 가능한 곳입니다. 채권은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이 있고 롱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죠.”
 
당분간 국고채전문딜러(PD)사 상위권 탈환 계획은 없다고 했다. 앞서 대우증권은 수차례 우수PD를 차지한 데 이어 2010년 국고채 인수 및 시장조성 실적을 평가한 전체평가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해외채권에 비중을 더 둘 생각입니다. 국내 채권운용 환경이 어려워진데다 PD 라이선스를 따기 위한 거래량 경쟁도 과열돼 있다고 판단합니다.”
 
최근 시장 전망에 대해선 중립에 무게를 뒀다고 했다.
 
“변수가 워낙 많은 데다 지금은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의 확신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숏도 아니고 롱도 아닌 애매한 상태를 취할 생각입니다. 방향이 뭐가 되도 따라가기 쉽게끔 말입니다. 포지션의 문제는 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금리가 튈 경우 정리할 시간이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운용에 앞서 신중함이 필요하고 대안마련이 우선돼야 하는 이윱니다.”
 
다음은 오종현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장 약력.
 
-1992년 대우증권 입사
-1996년 서울투신(KDB자산운용) 채권운용팀
-2004년 대우증권 랩운용부 채권팀장
-2007년 대우증권 리테일금융상품부
-2008년 대우증권 채권상품부 부장
-2010년 대우증권 채권운용부 부장
-2010년 12월~현재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 총괄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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