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내달 5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실시된다. 통상 국정감사는 정부의 실정에 초점을 맞춘 채 여야가 이를 두고 창과 방패의 역할을 전담한다. 원내지도부 지휘 아래 각 상임위 주체별로 주요현안에 대해 공수의 수위를 조절한다. 또 각 의원별로 정보력을 총동원해 국감에 전력을 쏟아 부으며 이른바 국감스타 도약을 노린다. 때문에 정부가 최대 곤경에 처하는 시기가 바로 20여일 남짓한 국감 기간이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른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현 이명박 정부가 이미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임기 말인지라 여야 모두 실정을 부각하는 데 비중을 크게 두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상대 진영의 대선후보 검증에 우선적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현 정부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동질성 및 박 후보의 역사관 등에 대한 야권의 공세는 자연스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권이 이를 방어해 나가는 과정에서 현 정부와의 차별화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선 정국이 국감을 회오리치면서 또 하나의 화두가 전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경제민주화’다.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한국사회 최대 화두로 등장한 경제민주화에 대한 여야의 방향타를 최종 점검해 볼 수 있는 장(場)이 될 공산이 크다. <뉴스토마토>는 경제현안, 특히 경제민주화에 초점을 맞춰 이번 국감에서 논의될 의제를 사전 정리했다. [편집자]
경제민주화 등장의 배경이 된 경제양극화 문제가 올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에게 현 정부가 초래한 경제 양극화에 대해 강도 높은 책임추궁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12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경제양극화를 중점현안으로 설정, 그에 대한 정부 해법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양극화 현상은 산업간, 기업간 양극화가 고용 및 소득 양극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게 국회의 주장이다. 더욱이 최근 경기침체는 이를 가속화시켜 부의 집중을 한층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게 여야 공통된 설명이다.
◇제조업-서비스업, IT-비IT 산업 간 양극화 심각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제조업과 서비스업, IT관련 산업과 비IT산업 간의 격차가 심각한 수준까지 벌어졌다.
제조업은 대기업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인 반면, 서비스업은 지난 2003년 이후 부진이 지속돼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노동생산성(1인당 부가가치) 차이는 약 4611만원까지 벌어졌다. 10년 전인 2001년의 1075만원과 비교했을 때 4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 것.
◇단위: 천만원, 출처: 통계청, 한국은행
이러한 산업간 양극화는 IT산업과 비IT산업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지난해 기준 IT산업의 부가가치증가율은 7.90%를 기록한 반면, 비IT산업의 증가율은 2.90%에 그쳤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전자제품과 의료, 정밀광학기기와 같은 첨단산업은 업황이 개선되는 추세로 돌아선 반면, 비IT산업의 업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산업간 양극화는 기업과 근로자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한국경제의 재조명' 토론회에서 우천식 KDI 선임연구위원은 "산업·기업 간의 양극화는 근로자의 소득과 고용 양극화까지 연결되기 마련"이라며 "양극화 현상이 기업들의 인적자원·연구개발(R&D)투자 등 혁신기반의 양극화까지 이어지며 악순환 구조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간 고용·소득 양극화..해결책은?
국내 양극화 현상은 이미 산업·기업 간에는 물론 근로자들의 고용과 소득 격차로도 확대돼 나타나고 있다.
배율이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소득 5분위배율'은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며 지난해 5.96배를 기록했고, 중산층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기재위는 이같은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해 "성장잠재력을 회복하려면 유효수요가 확대되야 한다"며 "소득양극화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산층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청년실업 문제를 주의깊게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청년 실업자 수는 32만3000명으로 청년실업률이 7.7%에 달했다. 전체 실업자 82만명 중 40%에 이른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연구에 따르면, 청년실업이 심화되는 원인은 경제성장 추세 둔화로 인한 기업들의 고용 축소와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입보다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점 등이 있다.
이에 환노위는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단기적으로 직업알선제를 강화하고, 해당 부처에서 체계적인 청년 고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국감에서는 경제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 등 정책과제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