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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2)괴테와 IT의 만남..휴머니즘의 장
입력 : 2012-09-02 오전 10:00:00
[베를린(독일)=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괴테와 IT가 만났다. 언뜻 보면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독일은 그런데 이 둘의 만남을 조화로 이끌어냈다. 문화의 힘이다.
 
◇브란데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 베를린의 장벽과 더불어 분단과 통일의 상징. 분단의 아픔은 어느새 독일에게 통일의 긍지로 승화됐다. 동시에 독일통일의 문화가 됐다.
 
CES, MWC와 더불어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히는 IFA가 진행되는 동안 베를린은 특유의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삼성·LG·인텔·소니·밀레 등 내로라하는 각국의 대표선수들이 세상을 뒤집겠다며 저마다 혁신 아이콘을 들고 베를린을 찾았지만 도시는 어제처럼 차분하게 오늘을 맞았다. 
 
분주한 쪽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이었다. 전시장을 쫓으며 취재경쟁을 벌이는 이들 뒤로 독일은 그저 자신들의 일상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것이 문화였다.
 
올해로 벌써 52회째. IFA는 IT의 역사로 자리했다. 해가 거듭되면서 IFA는 여타 전시회와 달리 독일의 문화 코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IT와 인간의 조화를 생각하는 철학이 깃들어졌다. IFA의 건재함을 담보하는 원천이었다.
 
IFA는 그렇게 휴머니즘을 꿈꿨다. 괴테가, 헤겔이, 막스가 그랬다. 문학과 예술과 철학의 본질이 하나이듯 IFA 또한 ‘인간’을 추구했다. 그렇게 IT는 문화와 접목됐고, 이것이 베를린에 IFA에 대해 내린 정의였다.
 
이들의 일상이 그랬다. 쏟아지는 신제품에 부산을 떨기보다 삶의 우선순위를 햇볕과 책과 관계에서 찾았다. 스마트 세상이라고 하나 스마트 기기에 대한 종속이 아닌 보완적 관계를 원했다.
 
그러면서 IT에 소리 없는 질문을 던졌다. 혁신의 끝은 결국 사람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IT가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고 있다는 점이다. IFA 2012는 하이브리드, 에코, 에너지효율 등의 트렌드를 강화했다. 또 단순함과 함께 디자인에 있어 감성적 접근으로 다가갔다. 더 이상의 난해함은 없었다.
 
무엇보다 삼성의 변화가 놀라웠다. 삼성은 그들의 미래상을 보여줄 프레스 컨퍼런스 주제를 ‘경계를 넘다’(Pushing boundaries)로 잡았다. 제품 간의 장벽은 물론 제품에 대한 기존 관념을 뛰어넘겠다는 얘기다.
 
관념의 경계를 넘기 위해 삼성은 제품에 감성을 불어넣었다. 기기가 찍어내는 똑같은 글씨체가 아닌 나만의 글씨로 스마트 기기를 구성토록 한 갤럭시노트2가 대표적이었다. 아날로그와 모더니즘으로의 회귀임과 동시에 갤럭시S3가 채택한 인간중심(designed for humans)의 연장이었다.
 
윤부근 CE 담당 사장은 삼성의 이런 변화를 한마디로 “소비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제품”이라고 규정했다.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제품을 통해 관념을 벽을 깨고 관계를 맺겠다는 뜻이었다. 더 이상 제품을 돋보이게만 하는 기술 중심의 혁신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차별화의 선언이기도 했다.
 
LG 역시 나름의 답을 찾았다. 자연이었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OLED TV와 UD TV의 목적지는 자연의 색이었다. 왜곡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옮기고자 했다. 제품에 자연을 담고자 하는 노력이 깃들어지면서 이들 TV에는 생명력이 불어넣어졌다.
 
국내 기업들이 스스로의 답을 찾으면서 기술력만을 극복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일본과 중국 등과의 차별성이 더욱 극명해졌다. 제품에 대한 철학은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 있는 모방의 대상이 아니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순위에 둔 유럽의 명가들도 돋보였다. 특히 독일의 밀레와 보쉬, 지멘스는 편의성을 극대화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IFA 2012는 베를린의 문화가 던진 질문에 IT가 답을 한 휴머니즘의 장(場)이었다. 그렇게 서로를 닮아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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