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오염된 토지를 매입한 양수인에게도 토지 정화 의무를 부과한 구 토양환경보전법 2조 3호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A건설사가 "토지 양수인에게도 정화의무를 부과한 해당 법규정은 헌법상 보장된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1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예측하기 곤란한 중대한 제약을 사후적으로 가하고 있으면서도, 그로 인한 침해를 최소화할 다른 제도적 수단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자가 오염원인자로 간주된 2002년 1월1일 이전에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을 양수한 자를 그 양수 시기의 제한 없이 모두 오염원인자로 간주한 것은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침해한 것이므로,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해당 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면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의 양수자를 오염원인자로 간주할 근거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입법자가 민주주의 원칙의 관점에 따라 위헌적인 상태를 제거할 때 까지 해당 조항에 대한 적용을 중지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종대 재판관은 "양수자의 신뢰 보호이익에 비해 토양오염을 신속히 제거함으로써 얻는 공익이 더 크므로 해당 조항이 헌법상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A건설사는 2003년 마산시의 한 토지를 주택건설사업 등을 목적으로 매입했으나 아연과 니켈 등 오염물질이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산시장은 정화조치명령을 내렸으나 A건설사는 "오염사실을 모르고 매입한 토지양수인에게 정화 명령을 내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에서 패한 A건설사는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해당 근거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