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이번주 들어 연중저점을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스페인 문제가 지방정부 재정문제라는 새로운 이슈로 전이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과 같은 부정적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는 이상 향후 추가 조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피는 1770선 아래인 1769.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코스피가 177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0월10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V-KOSPI)지수도 25일 장중 한때 22.18까지 치솟았다. 이는 이달 들어 최고치다.
유럽 재정위기 탓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7.6%대까지 치솟으면서, 5년물 국채 금리가 10년 물 국채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그리스의 채무조정을 할 것이란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은 이머징 마켓에 속한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다.
◇낮아지는 눈높이.."하반기 불확실성 커져"
문제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96.9%에 달하는 국내 기업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이해 영업이익 기준 서프라이즈 기업의 수는 약 53%다. 어닝 쇼크보단 서프라이즈가 높은 상황이지만 기업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악화된 매크로 상황으로 인해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져 왔다"며 "국내기업체감경기의 상대적 호전과 저유가, 고환율 덕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의 1개월 간 순이익 변화율은 -6.5%로 역대 7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며 "이를 감안한 2분기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은 약 20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1분기 26조원을 합치면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은 46조원이다. 하반기 순이익 55조원이 기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90조원 이상은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는 평균판매단가 상승과 신차비중 확대로 하반기 실적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IT역시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예상되는 하반기 순이익은 상반기 대비 약 13%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면서도 "단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예상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하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이미 올해 초와 비교해 각각 3.33%, 6.16% 줄어든 상황이다.
◇하반기 예상 코스피 밴드는? '1753~2087'

현재 8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코스피밴드는 1753~2087이다. 예상치 최저점 1700과 최고점2200의 격차는 무려 500포인트에 달한다.
다만 여전히 코스피 1800선을 중요한 중심 지지선으로 본다는 점은 동일하다. 주가가 미래의 불확실성까지 선반영하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우려의 상당 부분이 반영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페인 국채금리가 급등한데다 중국의 경제가 3분기에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를 짓누른 상황"이라며 "180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더 떨어진다고 해도 그 폭이 깊지 않을 것이란 것도 의견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BR 1배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는 호재가 부족한 만큼 당분간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이 예상되지만 전체 국내 주식의 가치가 청산가치 이하로는 추가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전혀 모멘텀이 없는 것도 아니다. 향후 중국경기가 반등하고 미국의 QE3 시행 여부 등에 따라 9월 전후 증시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상승추세 구간의 상단인 10배 수준(2170포인트)은 연내 도달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연말까지 과거 평균 수준인 2060까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